“CF100, 국제적 흐름 거슬러…국가적 피해 가중될 것으로 예상”
“CF100, 원전 확대하기 위해 ‘RE100+IT’ 핵심인 CFE24/7 캠페인 왜곡”
“대한민국 경쟁력, 바닥으로 추락시키고 있는 CF100 즉각 중단해야”
◆…7월 6일 국회 도서관에서 주최한'CF100, RE100의 대안인가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과 전문가들 [사진=김성환 의원실 제공]
윤석열 정부가 RE100을 대체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CF100이 오히려 우리나라의 기후대응과 산업경쟁력을 후퇴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과 전문가들은 6일 국회도서관에서 주최한 'CF100, RE100의 대안인가?' 토론회에서 "CF100이 국제적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며 이로 인해 국가적 피해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CF100(Carbon Free 100)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모든 에너지원을 뜻하는 '무탄소 에너지(Carbon Free Energy)'로 기업에 필요한 전력을 100% 공급하는 것이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lectricity)'로 필요 전력을 100% 공급한다. 두 제도의 차이는 원자력의 포함 유무로, CF100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까지 포함한다.
기후변화가 전 세계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며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탈원전을 진행하거나, 국내 주요 기업들은 지난 2014년부터 자체적으로 RE100이라는 국제 환경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리적인 이유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은 국내 여건 특성상 RE100보다 원전과 수소연료전지까지 포함한 CF100으로 탄소중립 전략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김태한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CF100은 구글 등이 추진하고 있는 CFE24/7 캠페인 (24/7 Carbon Free Energy Compact)을 변형한 것에 불과하다며 "원자력과 수소 등 무탄소 전원이 포함된 게 맞지만, 이미 RE100을 달성한 기업들이 상시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겠다고 추가적으로 벌이는 캠페인이라 기본적으로는 RE100을 우선 달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진행하고 있는 CFE24/7 캠페인은 2030년까지 24시간, 일주일 내내 무탄소전기를 쓰겠다는 움직임으로, RE100과 스마트 전력망이 CFE24/7 캠페인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김성환 의원은 "CFE24/7 캠페인은 RE100을 달성한 기업들이 한단계 더 나아가 IT 기술을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 없는 스마트 전력체계를 구축하는 게 핵심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원전을 확대하는 꼼수로 둔갑했다"며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바닥으로 추락시키고 있는 CF100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전과 수소와 같은 무탄소 전원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지원하는 보조수단인데 윤석열 정부는 RE100과 전력망은 외면하고 원전을 중심으로 하는 CF100을 추진하고 있어 주객이 전도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진투자증권의 한병화 수석연구원은 "CF100이 원전도 괜찮다는 잘못된 신호를 줘 기업들의 RE100 달성만 더 늦출 것"이라며 "CF100으로 가면 오히려 국내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만 퇴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랜 1.5의 박지혜 변호사는 CF100이 RE100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현재 RE100을 선언한 한국기업이 33개인데,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보급량은 33개 기업의 전력사용량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재생에너지를 늘리지 않으면 기업들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린피스의 장다울 전문위원은 "국가 차원에서 무탄소에너지 100%를 추진하는 것과 기후위기에 책임이 큰 기업이 RE100을 추진하는 것을 대립적 개념으로 섞어 이야기하면 안된다"며 "정부는 비현실적이고 애초 24/7 무탄소에너지 개념에 맞지 않는 CF100보다 RE100을 선언한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규제 및 유인책에 시간과 노력을 들일 때"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월 초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CF100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변한 기업은 31.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CF100 캠페인 필요성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는 기업의 69.6%가 '필요하다'고 답변했지만, CF100 캠페인 참여 의사에 대한 질문에는 82.4%가 CF100에 참여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는 5월 17일부터 24일까지 매출액 상위 500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 가운데 103개 기업이 응답했다. 설문지를 활용해 전화와 팩스, 이메일로 조사가 이뤄졌고,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8.65%p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