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국토부 직격 "국책사업안을 설계사가 짠다? 말 안 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김건희 일가 특혜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종점 변경안을 제시한 것은 정부 용역 의뢰를 받은 설계회사라고 밝힌 것을 두고 "대한민국의 국책사업을 설계사가 안을 짠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11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어제 국토부 해명을 보더라도 절차를 어긴 건 맞지 않나. 그래서 의혹이 생긴 거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 의원은 "100% 국토부의 선의를 믿는다 하더라도 그 과정 자체가 과거의 다른 고속도로 변경 절차와 다르다는 건 분명히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니겠나. 야당이 왜 다른 고속도로의 변경과 다른 절차를 거쳤는가라고 의혹 제기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변경 과정에 생긴 여러 가지 국민적 의혹을 잘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어제 설명으로도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그간 종점 변경 제안자로 양평군을 지목해왔다. 전날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양평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는 지난해 3월 착수했으며, 당시 조사기관(설계사)인 동해종합기술공사가 조사 및 검토를 거쳐 강상면 종점 변경 대안을 제시하는 용역착수 보고회를 5월에 열었다.

국토부는 기존 안은 노선이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수도권 상수원인 한강을 두 차례 건너게 되며, 철새 도래지도 해칠 수 있기에 환경 보호 측면에서 대안 노선이 적정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아울러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노선과는 다른 노선이 타당성조사 과정에서 다뤄진 것 역시 두 조사의 특성상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노선을 변경한 것이 문제 아닌가. 어제 국토부에서도 변경안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데 그러면 애초에 설계를 잘못한 거 아닌가. 애초 원안을 왜 그렇게 엉망으로 만들어왔나. 이런 행정에 대한 지적을 야당이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의심하니까 화가 난다, 그래서 백지화하겠다는 건 너무 감정적이고 너무 즉흥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이 '민주당 게이트'라며 역공한 것에 대해 "이 집권 세력이 무슨 문제만 발생하면 전부 야당 탓, 상대방 탓하는 나쁜 버릇이 아주 고질병"이라며 "국책사업을 야당이 문제제기 한다고 해서 다 취소해버리는 게 집권세력의 책임 있는 태도인가"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그는 양평 고속도로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지금 계속 말을 바꾸거나 저렇게 강력하게 나오는 걸 보면 뭔가 켕기는 게 있는 모양"이라며 "이런 경우 보통 국정조사를 하는 경우가 정상적이다. 여당이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니까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있을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명낙회동'에 대해선 "당의 단합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회동"이라며 "내년 총선까지는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대표는 협력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이어 "총선 승리를 위해서 힘을 합하는 것이 민주당 지도부 출신들이 가져야 될 기본적인 자세 아닌가"라며 "대선에서는 경쟁할지 몰라도 총선에서 경쟁할 리가 없다. 당의 승리를 위해서 두 분이 손을 잡게 돼 있다"고 내다봤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명낙회동' 관련 '백지장을 맞들어서 찢어진다'고 부정적 시각을 보인 데 대해 "당 대표 출신이 하실 말씀인지, 되게 유치한 표현"이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이어 "좀 좋은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 말씀하시는 게 맞지, 요즘 과한 표현을 쓰시던데 적절치 않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