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기업의 탈세행위를 적극 조장한 로펌과 회계법인은 물론, 탈세를 위한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한 회사의 CEO와 이사·감사까지 탈세책임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여져 주목된다.
투자결정 등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과정에서 탈세를 목적으로 한 투자방식 결정 등에 직접적인 관여를 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해당 경영진에게 책임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OECD국가의 과세당국을 중심으로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국세청의 경우도 지금까지는 탈세를 조장한 로펌과 회계법인에 대한 대처에만 집중적인 관심을 보여왔지만, 최근 서울에서 열렸던 OECD국세청장회의를 계기로 기업지배구조에서의 경영진의 책임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국세청 고위관계자는 최근 "지난 14일과 15일 양일간 열렸던 OECD국세청장회의에서는 '기업지배구조와 조세'라는 제목으로 영국 국세청의 특별 발표가 있었다"며 "탈세에 직접 관여한 회사경영진에게 책임을 물려야 한다는 내용이 발표의 골자였다"고 밝혔다.
당시 영국 국세청은 "회계법인과 로펌이 탈세를 조장하는 내용이 담긴 거래방식 등을 기업에 제시하는 것은 회사가 방법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을 해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회사의 의사결정자에 대해서도 탈세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발표했다는 것.
이와 관련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은 지금까지 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탈세를 조장해 온 로펌과 회계법인에 대해서만 관심을 기울인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영국 국세청의 발표를 듣고 보니, 많은 내용에서 공감이 가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OECD국세청장회의에선 기업의 실질적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OECD 차원에서 수집해 공유키로 했다"며 "조세회피로 실질적인 소득을 올리는 주체와, 대주주, 최고 경영자를 찾아내 책임을 묻는 것은 앞으로 세계적인 흐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