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에서 근무하는 국군 장병 <사진 로이터>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국방연락그룹(UDCG) 화상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 군인 중 한 명이 (공동경비구역을) 견학하던 중 고의로 허가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그가 (북한에) 구금 중일 것으로 믿는다"면서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조사하고 있으며 군인의 가장 가까운 친척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북이 안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난 전적으로 우리 장병의 안녕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에 집중하면서 향후 며칠간 사건의 전개를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군이 자발적으로 허가 없이 국경을 넘었다"고 재차 확인한 뒤 "현재 미 국방부가 북한 카운터파트와 이 문제에 대해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백악관, 국방부, 국무부, 유엔이 협력해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하고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방부가 북한군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그 이상 공유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황을 보고받았으며,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사안 가운데 하나"라며 "추가 상황에 대해서도 지속해 보고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통화 여부에 대해서는 "남한이든 북한이든 어느 쪽과도 대통령의 통화와 관련해 공개할 내용이 없다"며 "우리는 한국 및 스웨덴 등 동맹과 관여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통화와 관련해서는 밝힐 내용이 없다"고 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현재 핵협의그룹(NCG) 참여를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는 커트 캠벨 미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문제 해결에 관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특정한 개인의 관여 여부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며 "미 국방부가 북한의 카운터파트와 접촉하고 있다"고만 확인했다.
그는 "현재 벌어진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북한군과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가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며, 정확하게 그의 신변을 확인하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 사람은 현역 군인이며 국방부가 주무 부서"라면서 "국방부는 북한 관리들과 적절한 접촉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런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와 외국 정부간 접촉 여부를 묻는 말에는 "한국과는 정례적으로 대화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시점에서 국무부는 북한이나 다른 정부에 연락을 취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방부가 북한의 카운터파트와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방부가 주무 부서이기 때문에 국방부로 문의해달라"고 덧붙였다. 국방부의 북한 카운터파트가 누구인지 묻는 말에도 "국방부에 문의해달라"고만 했다. 월북 미군 장병의 생사 여부를 묻는 말엔 "조사 중인 사안"이라고 답했다.
앞서 JSA를 견학하던 미국인 한 명이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유엔군사령부가 이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이 미국인이 트레비스 킹 이등병이며 징계를 위해 미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군인은 최근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었지만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 같은 견학팀에 속해있었다는 목격자는 "판문점의 한 건물을 견학했을 때였다"며 "이 남성이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태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역내 갈등이 한창 고조된 상황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월북은 지난 2018년 미국 국적의 브루스 바이런 로렌스가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 억류된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월북 사례라고 했다.
미국은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이후 북한을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유엔사는 평소 일주일에 4회(화·수·금·토), 한 번에 40명씩 한국인과 미국인 등을 대상으로 JSA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