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의 야심작 '조사의 신(神)', 시즌2로 마무리

지난 3월 말 서울청 내부에 '조사의 신'이라는 문구가 크게 새겨진 포스터가 게재됐는데, 당시엔 구체적인 내용 없이 정장을 입은 4명의 실루엣만 공개돼 직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때문에 '조사를 잘한 직원에게 상을 주는 행사가 아니겠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서울청은 "직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의도로 제작된 포스터"라며, "조직 내부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행사인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직원들의 이목을 끈 뒤 행사 전 포스터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난 4월, 행사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조사의 신은 다름이 아닌 '직원 교육 프로젝트'. 조사에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가진 직원을 강사로 초빙해 조사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진행하는 행사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시즌1은 서울청 강당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의 두 배에 달하는 700여명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결국 장소 문제로 다수의 직원들이 강의를 듣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강의를 진행했던 강사는 총 4명으로,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 조사1과 계구봉 팀장, 서울청 조사1국 조사1과 김봉규 팀장, 서울청 조사4국 조사2과 구성진 팀장, 서울청 과학조사담당관실 김태형 팀장 등이었다.

특히 첫 번째 강의를 담당했던 구성진 팀장은 일명 '일타강사'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구 팀장은 마치 강사로 나설 것을 예상했던 것처럼 조사 노하우들을 오랜 시간 기록으로 남겨왔다고 한다. 이를 통해, 강의 내내 저연차 때 알면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내용들을 아낌없이 풀어 엄청난 호응을 이끌어 냈다는 후문이다.
당시 강사로 참여한 직원은 김진우 국세청 역외정보담당관, 김주강 서울청 송무팀장, 서명진 조사2국 조사관, 서원식 서울청 조사3국 조사반장, 이현우 서울청 조사2국 조사관 등 5명. 강사로 나선 이들은 ▲세무조사 A to Z ▲재산조사 노하우 대방출 ▲중소사업자 신종 탈세 분석∙조사 ▲세무조사 완벽 마무리 등 알찬 구성으로 직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이 같은 행사가 기획된 배경에는 강민수 서울청장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 실제 강 청장은 직접 눈으로 보고 검증된 직원만 강사로 선정하는 등 조사의 신 프로젝트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강 청장은 서울청과 일선에 강의에 집중할 수 있는 인원들만 참여하라고 신신당부를 했을 정도로, 형식적인 참여보다 실질적인 직원 능력 향상을 위해 힘썼다.

다만, 이런 호응 속에도 불구하고 시즌3는 무기한 보류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는 마땅한 강사를 찾지 못했기 때문. 서울청 관계자는 "조사의 신은 강사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직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다음 강사를 구하지 못해 일단은 시즌을 종료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조사의 신 강의 자료는 따로 영상으로 만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직원들이 강의 자료를 문의했지만 강의 내용에 구체적인 기업의 사례들이 언급, 외부 유출을 방지 하기 위해 녹화는 하지 않았다는 것. 다수의 직원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는 가운데, 시즌3가 언제 다시 시작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