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재난지역 선포해 봐야 도로 복구, 피해자한테는 지원 가지 않아"
"충북지사, 청주시장 몸통들 신상필벌, 일벌백계하라"
◆…재임 시절 채용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이권·부패 카르텔 보조금을 폐지하고 그 재원을 수해복구에 투입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왜 본인 마음대로 하냐며 독자적인 결정을 비판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19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아무리 대통령이지만 그러한 말을 어떻게 하냐"며 "그러니까 그 대통령한테 못된 것만 배워서 원희룡 국토부장관도 1조 7천억의 양평고속도로 문제를 백지화한다고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가 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됐고 검토가 다 된 것을 대통령이 이권 카르텔 전부 회수한다고 하는데, 회수 안 되면 수해 복구 국민들 지원 안 할 거냐"며 "대통령이 말하는 특별재난지역 선포해 봐야 피해자한테는 (직접적인 지원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개 도로 복구하고 이런 거 하지,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서민들한테 돌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대통령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권 카르텔 보조금에서 돈 걷어다가 없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윤 대통령은 공정, 상식, 정의, 헌법 언급하더니 요즘은 '카르텔 윤'"이라고 꼬집었다.
보조금 회수를 통해 수해복구비로 항목을 바꾸는 것에 대해 박 전 국정원장은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이나 영세 상인도 항목 잘못하면 국세청에서 나와서 과세한다"며 "그런데 왜 대통령은 마음대로 하냐"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탄핵 심판을 한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이나 이진성 전 헌법재판소장의 판결문을 보면 '재난이 나면 대통령은 정위치에서 지휘를 해야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정위치도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수해가 발생한 것을 우리가 계속 경험했는데 (책임자들을) 신상필벌, 일벌백계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검찰 수사 지시했는데 이번에도 애먼 건설업자 몇 사람 이렇게 처벌하면 안 되고 충북지사, 청주시장 이러한 몸통들이 처벌받아야 국가 기강이 선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권·부패 카르텔에 대한 보조금을 전면 폐지하고 그 재원을 수해복구와 피해 보전에 투입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상식적이고 올바른 지적이라고 옹호하는 한편 야당은 재난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며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수해 복구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여·야·정 태스크포스(TF)를 제안했으나 여당은 이를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