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수익성 악화로 금융기관 자금조달 급증
지난 6월말 현재 개인 부채가 628조2천억원에 이르면서 1인당 빚이 1천3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금융자산 증가 속도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개인의 부채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또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유보자금이 부족해지면서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06년 2.4분기중 자금순환 동향(잠정)'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개인부채 잔액은 628조2천억원으로 전분기말에 비해 3.0%, 18조4천억원이 늘었다.
통계청이 추계하는 국내 인구 4천854만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인당 개인 빚은 약 1천294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분기 1천256만원보다 38만원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이에 비해 개인부문의 금융자산 잔액은 1천419조원으로 전분기(1천405조3천억원)보다 1.0%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부채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금융부채 잔액 대비 금융자산 잔액 배율은 2.26배를 기록해 지난해 2분기의 2.25배 이후 가장 낮았다.
금융부채 잔액 대비 금융자산 잔액 배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개인의 부채상환 능력이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개인 빚이 늘어난 것은 3~6월 시중은행들의 출혈 경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개인들이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기관에서 빌린 자금규모는 전분기(8조1천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한 18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들의 자금 운용 규모도 장기저축성 예금 등을 중심으로 대폭 증가해 전분기(20조8천억원)보다 늘어난 32조3천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기업들이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조달한 자금 규모도 전분기 36조6천억원보다 13조1천억원이나 급증한 49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은행에서 빌린 돈은 1분기 9조2천840억원에서 2분기 18조7천62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등의 여파로 수익성이 낮아진 반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금융기관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면서 "시중은행들의 대출 경쟁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업들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6.7%로, 최근 3년새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되는 반면 금융기관 차입금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향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금융부문이 기업과 개인, 정부 등에 공급한 자금은 70조7천억원으로 전분기 45조8천억원보다 24조9천억원이나 급증했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총 금융자산 잔액은 6천525조1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3% 증가했다.
금융자산 잔액을 명목 국민총소득(GNI)으로 나눈 수치인 금융연관 비율은 7.90배로 전분기말 7.83배보다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