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재명, 말 길다"에, 민형배 "너나 짧게 하시길…한국정치 재앙"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기명 투표' 전환 주장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말이 너무 길다"며 "불체포특권 포기하기 싫으면 싫다고 하면 된다"고 일격을 날리자 "너나 짧게 하시길"이라고 반격했다.

민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기명 투표 논란에 대한 한 장관의 발언을 보도한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참 무례하네, 뭐라고, 말이 길다고? 너나 짧게 하시길"이라며 맹공했다.

민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하룻강아지 뭐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서서히 맛이 가고 있는 중"이라며 "한국정치의 재앙이다, 재앙"이라고 원색 비난을 퍼부었다.

앞서 한동훈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불체포특권 포기한다고 했으면 되는데 말이 굉장히 길어진다"며 "만약 본인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올라간다면 그걸 가결시킬 거냐, 부결시킬 거냐. 단순한 얘기 아닌가, 그걸 가지고 말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제가 특별히 거기에 대해 어떻게 하라고 말씀드릴 문제는 아니다"며 "그냥 불체포특권 포기하기 싫으면 싫다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백경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입장 변화로 체포동의안이 또다시 날아올까 조마조마해진 이재명 대표가 또 하나의 방탄 카드이자 반대파 숙청 카드로 기명투표를 꺼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기명투표를 먼저 제안한 혁신위원회가 이재명 대표를 지키는 '혁신궁'임을 인증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고, 당장 비명계에서는 '개딸의 수박 깨기 낙천 운동'이 우려된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 밝힌 지 31일 만에, 민주당은 '단, 정당한 영장청구 시'라는 단서를 달았고, 이 대표는 38일 만에 '단, 기명투표로'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토록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될 것을, 왜 자꾸 단서를 붙이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이와 관련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27일 기명 투표에 대해 거듭 반발했다. 이원욱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이재명 체제에 반대하는 이름을 밝히라고 하는 것, 수박 색출을 위한 쇼"라며 "개딸 등 정치훌리건, 강성 유튜버들을 등에 업고 당내 민주주의를 완전히 위협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쓸데없는 얘기"라며 "그렇게 하려면 특히 우리 당 강성 지지층, 정치훌리건들 철저히 배격하라"고 지적했다. 또 "강제 당론부터 없애야 된다. 강제 당론에 위배되면 당장 징계 들어오지 않나. 당론이 막 옥죄고 있는 상황에 기명해라? 이건 인민재판하자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