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전기차 시장 우회로로 韓배터리 산업에 투자"-블룸버그

지난 4개월간 中기업 한 배터리 공장에 5조1천억원 투자

中기업, 한미FTA 이용해 IRA 세제 혜택 활용

"美, 언제든 中과 합작투자 기업 끊을 수 있어" 우려

중국 기업들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전기차 관련 규제를 회피하고 미국 전기차 산업 진출을 위해 한국 배터리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4개월간 중국 기업은 한국 5곳의 배터리 공장에 대해 발표한 투자액은 총 40억 달러(액 5조 1,000억 원)에 달한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도 최소 한 곳 이상의 한국 지방자치단체가 더 많은 투자 유치를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미국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한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할 시 세금 감면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중국 기업이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 중 하나인 닝보론베이뉴에너지(Ningbo Ronbay New Energy Technology)는 연간 8만 톤의 3원계 전구체를 생산하는 공장을 한국에 설립할 예정이다. 닝보론베이뉴에너지 측은 "해당 제품은 IRA 법안에 따라 적격 핵심 광물에 대한 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유럽이나 미 시장에서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외에도 한국의 SK온도 중국 기업과 전구체 공장 공동 설립을 밝힌 바 있으며 LG화학과 포스코퓨처M 또한 중국의 저장화우코발트(Zhejiang Huayou Cobalt Co.)와의 공동 설립을 발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중국 중웨이(CNGR)와 이차전지용 니켈 및 전구체 생산공장 건설에 합의했다.

다만 SK온과 LG화학은 계약은 초기 단계로 아직 IRA의 세부 사항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처럼 중국이 한국의 대표 배터리 기업에 원료를 공급하면 한국 기업은 이를 다시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폭스바겐 등의 전기차 기업에 공급하는 체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전기차 제조사들은 일부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더라도 IRA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강력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등 '우려 국가'에 대한 공급망 허용 기준을 검토하는 중이다. 한국 배터리 산업협회 관계자는 신문에 "한국과 중국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라며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IRA 때문에 양극재와 전구체 등 배터리 재료를 중국에서 직접 수입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만일 그 재료들이 모두 한국에서 생산된다면 한국은 좀 더 안정적인 공급망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임스 리 KB증권 분석가는 "미국이 IRA 혜택 대상에서 합작투자 기업들을 끊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과 협력하는 한국 기업의 리스크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에서 LG화학은 IRA 혜택이 중단될 경우 화유코발트의 합자 지분을 모두 살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문은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 업계에서는 당분간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관계자는 양국의 파트너십을 금지할 시 미국은 전기차를 생산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 기업을 전기차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