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ETF 13종목...새내기株는 소재 특화
에코프로비엠·금양 임원 차익실현...매도 신호?
코스닥 인버스 투자 수요도 늘어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ETF 13종목 중 KODEX 차이나2차전지MSCI(합성)을 제외한 12종목 모두 하락 마감했다. 가장 크게 떨어진 종목은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9.06%)였다.
에코프로(-7.45%), 에코프로비엠(-5.80%), 금양(-9.08%), 포스코홀딩스(-5.80%) 등 개별 종목도 내림세를 보였다.
2차전지 테마는 자금 쏠림과 높은 주가 변동성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만 해도 10만원대였던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달 26일 장중 15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이튿날 100만원 아래로 급락했다.
2차전지 산업이 지속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에 2차전지 ETF에 대한 투자 수요도 급증했다. 통상 ETF는 개별 종목 이슈보다는 산업 흐름 자체를 따라가는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보인다.
현재 상장된 2차전지 ETF는 신규 종목을 포함해 총 13종목이다. 미래에셋운용은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 등 5종목, 삼성운용은 KODEX 2차전지산업 등 4종목, 신한운용은 SOL 2차전지소부장Fn 등 2종목, KB운용(KBSTAR 2차전지액티브)과 한투운용(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은 각각 1종목을 굴리고 있다.
운용사들은 지난달 2차전지 ETF를 잇따라 상장했다. 지난달 4일 삼성운용은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등 ETF 2종목을 출시했다. 13일에는 미래에셋운용이 TIGER 2차전지소재Fn ETF를 선보였다.
기존 2차전지 ETF가 배터리 완성업체를 포함한 밸류체인이나 소부장(소재·부품·장치산업)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소재 ETF는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소재산업에 집중했다. 2차전지 소재는 전체 배터리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을 담았다.
운용사간 홍보 경쟁도 치열하다. 미래에셋운용은 신규 ETF의 양극재 기업 비중이 87%, 양극재와 수직계열화 종목 비중이 75%로 국내 상장된 2차전지 ETF 중 가장 높다고 밝혔다. 역대 최단 속도로 개인 순매수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상장일 개인 순매수 최고기록을 경신했다는 자축도 이어졌다.
한투운용은 지난달 26일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 ETF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이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한 2차전지 테마 ETF 중 가장 높다고 홍보했다. 이후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도 역전해 지난달 수익률 1위에 올랐다. 한투운용은 상품의 특징을 부각하고자 'ACE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였던 종목명을 지금과 같이 변경한 바 있다.
이같은 열기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 고점이라는 신호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일부 기업의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도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기도 했다.
에코프로비엠 임원 4명은 지난달 27~28일 자사주 총 5790주를 장내 매도했다. 처분단가는 45~55만원 수준이었다. 금양 임원 1명도 보유주식 4만주를 15만원대에 팔아치웠다.
코스닥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늘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를 6534억원 순매수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가 코스닥150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이들 종목이 하락하면 지수도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코스닥 지수가 많이 오르기도 했고 특정 종목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다보니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쏠림 현상이 해소되면 지수가 빠질 거라 본 것 같다"며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는 만큼 인버스나 인버스 레버리지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2차전지 테마로의 쏠림은 매우 극단적이고 비정상적인 흐름이었다"며 "증시 거래대금이 사상 최대치에 근접하는 등 과열의 정점을 겪었기 때문에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장세는 조만간 끝날 전망"이라고 봤다.
김 연구원은 "2차전지라는 주도주는 곧 힘을 잃겠지만 시장은 새로운 주도주를 탐색하며 위를 향해 천천히 움직일 것"이라며 "기대감보다 실적이 우선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실제 수치가 재무제표에 찍히는 업종인 기계, 조선, 자동차, 반도체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