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상반기 아파트 양도세 징수사례-
같은 아파트를 양도했다 하더라도 내년부터는 1주택자와 2주택자간 양도세 부담이 무려 10배 이상 차이가 나게 된다. 따라서 2주택자라면 올해 안에 한 채를 팔아야 양도세 '폭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국세청은 28일 인터넷 홈페이지(www.nts.go.kr)에 서울 강남.목동, 경기 분당 등 부동산 가격이 높은 주요 지역의 '평형별.보유년수별 2006년 상반기 실제 양도세 부담사례'를 공개하고 향후 양도세 부담 추이를 안내했다.
특히 국세청은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부동산 매매 희망자들에게 잘못된 양도세 정보를 제공, 부동산 가격을 높인 뒤 매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세청 홈택스서비스(www.hometax.go.kr)를 이용하면 정확한 양도세액을 산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보유기간 길어야 양도세율 낮아
주택보유자의 91%를 점하고 있는 '1세대 1주택자'는 양도가액이 6억원 이하이고 '3년 이상 보유'했다면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다만 서울, 과천,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지역은 보유조건 외에 '2년 이상 거주'해야 비과세된다.
6억원 초과주택은 6억원을 초과하는 양도차익에 대해서만 과세된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부터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7억원대 아파트의 양도세는 1천100만∼1천500만원 정도다.
서울 압구정 미성 32평형(5년 보유)의 실제 양도세는 1천400만원(세율 3.2%)이었다. 양도가액 7억5천800만원에서 취득가액 3억2천600만원을 뺀 양도차익 4억3천200만원에 3.2%의 '실효세율'을 곱한 것이다.
같은 7억원대인 경기 분당 정든마을 43평형(10년 보유)은 양도세가 1천500만원으로 세율은 2.6%가 적용됐고, 서울 이촌동 현대 40평형(15년 보유)은 1천100만원(세율 2.1%)의 양도세를 냈다.
9억원대는 서울 대치 은마 31평형(5년 보유)이 5천900만원(세율 8.5%), 경기 분당 한솔 49평형(10년 보유)은 4천600만원(세율 6.0%), 서울 목동 2단지 35평형(15년 보유)은 2천700만원(세율 4.0%)의 양도세를 부담했다.
최고가인 20억원대는 서울 대치 선경 42평형(5년 보유)이 2억5천만원(세율 18.2%), 서울 반포 주공 62평형(11년 보유)은 1억8천300만원(세율 15.1%), 서울 청담 삼익 54평형(15년 보유)은 1억5천만원(세율 11.6%)의 양도세를 납부했다.
공통된 특징은 보유기간이 길면 양도차익이 많더라도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으로 양도세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
양도차익에서 일정부분을 공제해주는 장기보유 특별공제는 '3년 이상 10%', '5년 이상 15%', '10년 이상 30%', '15년 이상 45%'로 공제비율이 크게 올라 장기보유자일수록 실효세율이 크게 낮아져 세부담이 줄어든다. 보유기간이 같을 때는 양도가액과 양도세 부담은 정비례한다.
또 현재의 아파트값을 기준으로 양도가액이 15억원을 넘으면 양도세 부담이 1억원을 넘게 되고 12억원 이하일 때는 1억원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 "아파트 한 채로 13억여원 챙겨"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매매로 인한 수익이 적게는 4억3천200만원에서 많게는 13억7천만원에 이르러 아파트 한 채가 웬만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연간수입을 훌쩍 넘어서는 고소득원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조사대상인 모든 아파트의 양도차익이 취득가액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는 예외 없이 고수입을 보장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고액 아파트일수록 양도차익이 많았다.
서울 압구정 미성 32평형(5년 보유)은 취득가액이 3억2천600만원에 그쳤는데도 양도차익은 4억3천200만원에 달했고, 양도차익이 가장 컸던 서울 대치 선경 42평형(5년 보유)은 취득가액 5억6천만원에 양도차익은 무려 13억7천만원에 달했다.
또 시가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거의 예외 없이 양도차익이 무려 10억원대 이상인 것으로 조사돼 고가 아파트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장기보유 뒤 매매를 한 사람보다는 5년 이하 단기 보유 뒤 매매한 경우 실제 양도차익이 더 큰 경향이 있었다"면서 "이는 강남 등 주요지역의 부동산이 투기대상이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양도세, 사업소득세보다 훨씬 적어
반면 부동산 거래를 통해 얻은 양도차익과 1년동안 일해서 벌어들인 같은 규모의 종합소득을 비교하면 양도세가 종합소득세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국세청에 따르면 양도차익이 4억5천900만원인 8억원대의 서울 대치 삼성 33평형(5년 보유)의 양도세(세율 5.7%)는 2천600만원에 그쳤으나, 5년간의 사업소득이 이 아파트의 양도차익과 동일한 4억5천900만원(연간소득 9천200만원)인 근로소득자의 종합소득세는 3배가 넘는 7천900만원에 달했다. 양도소득세가 종합소득세의 33%에 불과한 것이다.
또 12억원대의 서울 서초 우성1차 50평형(10년 보유)은 양도차익이 7억원으로 6천600만원(세율 9.4%)의 양도세를 냈으나, 10년간 사업소득이 7억원(연간소득 7천만원)인 사람에 대한 종소세는 9천100만원으로 양도세가 종소세의 73% 수준에 머물렀다.
국세청은 "대표적인 불로소득인 양도소득이 땀흘려 번 사업소득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이 형평에 맞는데도 오히려 적게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2주택자 내년부터 양도세 2배 이상 올라
국세청이 실제 납부된 양도세를 기준으로 향후 양도세 추이를 산출한 결과, 2주택자들은 내년부터 양도세 부담이 2배 이상 늘어나며 1주택자에 비해서는 무려 10배나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서울 압구정 미성 32평형(5년 보유)의 올해 양도세는 1천400만원이지만 이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이 2주택자라면 올해 양도세는 약 8배인 1억800만원이 되고, 내년에는 1억9천300만원으로 크게 올라 1주택자에 비해선 14배나 세금이 많아진다.
또 서울 목동 2단지 35평형(15년 보유)의 올해 양도세는 2천700만원에 그쳤지만 2주택자인 경우에는 1억4천만원으로 5배나 넘게 부담하게 되고, 내년에는 3억원으로 크게 올라 결국 1주택자에 비해 11배나 많은 세금을 내는 처지가 된다.
다만 3주택자는 지난해부터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이 소멸되면서 60% 단일세율이 적용돼 이미 양도세 부담이 커졌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국세청은 "내년부터는 2주택자에게도 양도세가 중과되는 만큼 올해 안에 주택을 팔아야 양도세 부담을 덜고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면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