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벨라루스 국경 문제도 자국 정치에 활용?

우크라이나 전쟁을 틈타 야당을 억압하는 법률을 통과시키는 등 독재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폴란드가 벨라루스 사태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벨라루스는 4일 자국의 헬리콥터 2대가 자국 영공을 통과했다고 주장하는 등 양국 국경의 위기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며 폴란드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지난 3일, 벨라루스 공화국 주재 폴란드 대사 마르틴 보이치에호프스키를 초치, 벨라루스가 실시한 포괄적인 국경 점검을 '국경 내 긴장 고조 행위'로 둔갑시킨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 증거로 우리 헬리콥터의 비행경로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했다"라며 "따라서 폴란드 측에 상황을 확대하지 말 것과 국경을 군사화하는 데 이용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전했다.

벨라루스 외무부 성명은 "양국 관계에 있어 이미 악화된 상황을 진정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상호존중과 건설적인 대화의 틀 안에서만 가능하다"라고 다시 역설했다.

폴란드는 지난 2일, 벨라루스가 자국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비난했으며, 보이치에흐 스쿠르키에비치 국방장관은 공중파 라디오에 출연해 "벨라루스가 국경을 침범한 것은 명백한 도발 행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벨라루스 국방부는 바르샤바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날조"라며 "폴란드가 벨라루스 국경 부근에 병력과 장비를 증강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부인하고 나섰다.

한편 폴란드는 선거를 앞두고 야당을 탄압할 우려가 제기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헌법재판소를 무력화하는 등 권위주의 정권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U는 폴란드에 지급할 예정인 복구기금(Recovery and Resilience Facility) 중 대출금 115억 유로(16조2419억 원), 보조금 239억 유로(33조7676억 원)를 포함 약 354억 유로(500조95억 원)를 지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폴란드의 권위주의적(법치 무시) 정치행태를 지적하며 지원자금 집행을 동결했으며 특히 판사들의 독립성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대법원 판사징계 기구에 대해 시정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월 폴란드 하원인 세임은 EC가 정치적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간주한 판사 징계실을 대체하기 위해 신설된 대법원 전문 책임 회의소 대신 최고 행정법원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