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배근 교수 "피치, 미국 국가신용등급 'AAA'에서 'AA+'로 강등"
"금리 인상 종료하고 돈 풀 것이라는 시장 기대 깨져"
"미국 이자 부담 급증.. 작년 10월 같은 유동성 파동 걱정돼"
"작년 6월부터 긴축 위해 국채 팔고 있어.. 달러 찍어 사주는 것도 불가능"
◆…신용등급사 피치가 미 신용등급을 강등한 가운데 워렌 버핏이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신용평가사 피치(Fitchratings)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장기 채권 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작년과 10월과 같은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3일 KBS1라디오 홍사훈의 경제쇼 '외환금융위기 때도 줄지않았던 한국 부동산자산. 일본부동산 버블붕괴 때와 소름끼치게 똑닮'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이날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AAA→AA+)하면서, 연준이 다시 돈을 풀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은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상을 종료하고 돈을 푸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집단 최면에 걸려있었다. 그동안 돈을 엄청 풀어서 거품을 만들어놨는데, 이를 거둘 생각은 안 하고 집단적으로 자기 위안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상이 아니다. 미국은 수치상으로도 국채를 엄청 쏟아내고 있는 상황인데, 실체를 들여다보면 부채 모래성이다"라며, "실제로 미 국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상반기 6월까지 집계된 것을 보면, 이자 부담이 작년 상반기에 비해 310억 달러 정도 증가했다. 여기다 채권 수익률이 올라가게 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작년 10월 국채 파동이 있을 당시에는 10년물 기준 4.25%까지 올라갔었다"라고 말했다.
또 "오늘(3일) 보니 4.1%를 넘어가고 있다. 아주 빠르게 올라가는 것인데, 국채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는 거다. 지난 3월 초에도 국채가격이 4%를 뚫으면서 은행 위기가 터졌는데, 작년 같은 경우는 국채 유동성 파동이 터졌었다"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기관들이 안전 자산으로 불리는 미국 10년물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초 국채 가격이 폭락하자 담보를 마련하기 위해 국채를 계속 매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자 국채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추가 매도하는 식으로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3월 은행 부도 사태가 발생했다.
최 교수는 이처럼 작년 10월과 올해 3월 발생했던 유동성 파동이 또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미 국채가 작년 국채 유동성 파동 당시, 인기 없는 상품이 돼서 폭락했던 것이다"라며, "미 국채는 안전자산의 대명사로 돼 있다.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것인데, 가격이 폭락하니까 사람들이 안 사려고해서 현금화가 안 됐었다"라고 전했다.
또 "지금 작년 10월 수준을 근접해 가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돈 풀어서 미 국채를 액면 가격으로 해서 돈을 빌려주겠다고 수습했다. 그런데 문제는 작년 10월과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지금 기관 투자자들이나 은행들이 중장기 채권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손실을 볼 것"이라며, "지금도 미 국채가 발행 가격 대비 시장 가격이 더 내려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손실이 아직도 회복이 안 돼 있는데, 지금 10월 파동이 반복되면 담보물로 많이 운용되는 미 국채가 광범위하게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연준이 개입해도 결국 달러를 찍어서 사주는 건데, 작년 6월부터 긴축한다고 오히려 팔고 있어서 엉망진창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