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 든 코로나에 성급한 방역 완화 우려..."감염 예방 효과 감소"

코로나 전문가 신속항원검사 비급여 변경...숨은 감염자 확대 전망

기존 면역 회피 특성 가진 변이 계속해서 출현...코로나 유행 지속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넷째 주(7월 23~30일) 신규 확진자는 직전 주 대비 23.7% 증가한 31만3906명으로 5주 연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수도 직전 주 대비 각각 19.7%, 72.5% 늘었다. 이달 중순엔 하루 평균 6만 명, 하루 최대 7만 6000명 가량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이르면 이달 초에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기존 2급에서 4급으로 낮추고 2단계 방역완화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었다. 4급 감염병은 인플루엔자(독감)처럼 '표본감시 활동'이 필요한 정도로 환자 격리나 마스크 착용 의무 등은 해제된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효과가 떨어진 가운데 코로나19 수가체계를 변경하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원협회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6월 일상회복 선언 이후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적극성이 떨어졌을 것을 고려하면 숨은 감염자는 더 많을 것"이라면서 "코로나 전문가 신속항원 검사를 비급여로 변경하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환자수가 대폭 줄어들어서 그로 인해 드러나지 않는 수만명의 환자들로 인해 가을에 다시 대유행이 발생할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난 1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신속항원검사가 비급여로 바뀌면 비용 부담으로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이 상당히 많아질 것"이라며 "그나마 검사비용이 저렴했기에 자발적으로 격리하며 버텼는데 의료기관·취약시설에 대한 보완책 없이 수가가 개편되는 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감염병 등급 조정 일정에 따라 한시 정책수가를 종료하고 다른 감염병과 동일하게 일반의료체계 내에서 확진자 진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교수는 "수가체계가 독감 수준으로 변경됐는데 코로나19는 독감에 비해 전파력이 강하고 중증화율과 치명률도 높다"며 "내년 1월 새로운 수가체계를 시행하기로 약속돼 있었지만 논의 없이 기존 지원체계를 없앴다. 수가체계 개편은 더뎌지면서 지원은 약화된 '미스매치'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연간 2회 정도의 코로나 유행이 몇 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그 이유로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을 가진 변이가 계속해서 출현하고 백신 접종과 감염을 통해서 복합면역이 형성되더라도 6개월 정도가 경과하면 새로운 변이에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감염예방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4급 전환 시점을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일 "자연감염과 백신접종 후 시간 경과로 인한 면역 감소, 단계 하향 이후 마스크 미착용, 더위로 인한 실내 생활 증가 등 영향으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발생 규모는 작년 여름철 유행정점 대비 약 35%, 겨울철 유행정점 대비 60% 정도 규모로, 주간 치명률이 0.02%, 중증화율 0.09%로 작년 여름철 유행시기 치명률의 약 30%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 본부장은 "4급 전환 시행 시점과 관련해서는 국내외 유행과 방역상황 등 종합적인 여건을 면밀히 고려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신중히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역당국과 17개 자치단체는 현재 코로나 여름철 증가세에 대응하기 위해 6가지 대응원칙을 갖고 고위험군을 보호하고, 개인방역수칙이 잘 지켜지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6가지 대응원칙은 △실내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5일 격리 권고 등 일상방역수칙 생활 정착 △지자체 감염취약시설 전담대응팀 밀착관리 △병상가동률 지속 모니터링 및 급증 예상시 추가지정 △고위험군 먹는치료제 처방률 확대 △진단·검사체계 안정적 운영 △동절기 대비 XBB 기반 백신 신속 도입(10월 접종 목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