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연료는 유출되지 않아
우크라, 흑해 6곳 위험 지역 경고
크름대교 한때 양방향 통행 중단
◆…러시아 유조선 향해 돌진하는 해상 드론 보트 사진=로이터통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군함에 이어 크름대교 인근을 지나던 러시아 유조선을 해상드론을 이용해 공격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4일 오후 11시 20분쯤 450㎏ TNT 폭약을 실은 해상드론으로 케르치해협을 통과하는 러시아 유조선 SIG호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번 특수 작전은 우크라이나 영해에서 해군과 보안국이 합동으로 진행됐으며 유조선 내 연료가 가득 실려 있었기 때문에 멀리서도 불꽃놀이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 점령지의 군사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바실 말류크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국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선박이나 크름대교를 향한 우리의 공격은 논리가 있고 효과적인 조치"라며 "무엇보다 이런 특수 작전은 우크라이나 영해에서 수행됐기 때문에 완전히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해양당국은 자국 유조선 SIG호가 4일 케르치해협 남쪽에서 공격받았다고 발표했다. 유조선은 기관실에 구멍이 뚫렸지만 침몰하지 않았으며 연료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예인선 두 척을 동원해 복구 작업을 진행중이다. 선원 12명은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조선 SIG호는 시리아에 주둔한 러시아군 전투기에 연료를 공급한 혐의로 2019년에 미국의 제재를 받은 선박이다. 블라디미르 로고프 자포리자주 친러 행정부 위원은 텔레그램에 SIG호 내부의 부서진 설비와 장비로 보이는 사진을 공유하며 해당 선박이 시리아 내 러시아 군대에 석유를 공급해 왔다고 시인했다.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크름대교는 지금까지 두 차례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드론 공격으로 양방향 통행이 중단됐지만 3시간 만인 5일 새벽 재개됐다. 러시아 당국은 크름대교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아나파 △노보로시스크 △겔렌지크 △투압세 △소치 △타만 등 러시아의 흑해 항구 6곳을 '전쟁 위험 지역'에 속한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