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기피신청, 보통 재판 지연시킬 때 해"
"변호인, '이 대표에 보고했다' 결정적 진술 뒤집고 싶었던 것"
검찰 '미션 아니냐' "재판 방해, 사법 방해 아니냐로 추정"
김재원 "이화영 입 막기 위해 변호인들이 '해괴망측'한 수단"
"극악무도한 수단 벌이면 마음 바꾸지 않을까 기대하는 듯"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진=연합뉴스]
과거 광주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해온 장 원내대변인은 9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법정에서 이렇게 하는 장면은 제가 재판하면서 보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이 변호인의 중도 퇴정으로 1시간 만에 파행에 이르렀다. 이날 재판에는 법무법인 해광과 함께 공동 선임된 법무법인 '덕수' 소속 변호사가 출석했다. 해광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재판에 불출석했다.
이날 덕수 측 김형태 변호사는 "피고인으로부터 검찰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는 진술을 받았고, 해광 측도 (증거에 대한) 내용 부인하겠다고 해서 증거 관련 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검찰 추가 증거에 대한 의견서, 재판장 기피신청서 및 변호인 사임서를 차례로 제출했으나, 이 전 부지사는 재판부에 증거의견서와 기피신청서를 읽어보지 못했으며, 변호인 의견이 자신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의 이 같은 발언에 장 원내대변인은 "'내 생각과 다르다'는 것은 변론을 하기 전에 보통 접견을 해서 피고인의 의사가 어떤지 확인하고 그 피고인의 의사에 맞게 재판을 진행하는데 전혀 접견도 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했다'라는 그 진술을 아직은 번복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그 진술을 유지하겠다라는 의사가 아직까지는 명백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덕수 측 변호인이 기피신청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선 "지금 재판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진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공정하지 않다 의미도 있으나 사실 재판에서 기피신청을 할 때는 재판을 지연시킬 때 보통 기피신청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떤 식으로든 이 재판을 더 끌고 가면서 지연시키고,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했다라고 하는 이 결정적 진술을 뒤집고 싶었던 게 덕수 측 변호인의 의도 같다"고 설명했다.
"미션받고 온 것으로 의심된다"는 검찰 측이 반응에 대해 "이화영 전 부지사의 생각과 다르지만 사실 이게 누구에게 이익이 되느냐를 따진다면 이재명 대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재판이 지금 진행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검찰에서는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하도록 증거에 부동의하고 기피신청해서 재판을 지연시키라고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부탁을 받고 와서 재판 방해, 사법 방해를 하는 것 아니냐 표현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오는 22일 재판 진행은 어떨지 묻자 "해광 측에서 기존 했던 변론 방향대로 계속 변론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가족 등 다른 사람들하고 신뢰관계가 깨져서 사임을 하든지 못하겠다고 하고, 덕수 측의 변론은 피고인이 거부하면 달리 변론하기가 적절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화영 피고인 측에서 다른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하지 않는다면 국선변호인이 선임돼서 재판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전날 재판에서 검찰이 "피고인이 국선 변호인을 통해서라도 다음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하자 김 변호사는 "멀쩡하게 나온 변호사를 두고 국선 변호인을 운운하는 것은 변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며 "덕수를 유령 취급하는 것이냐"고 언성을 높여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유지된다면 이 대표와의 관련에 대해선 "대북송금 관련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나 이화영 전 부지사의 역할에 대해서 어느 정도 규명이 됐지 않나. 더 하나 남은 것은 과연 그 부분이 이재명 대표와 관련이 있느냐인데 보고했다면 형법상으로는 공모관계가 성립되기 때문에 결국은 그 형사적 책임이 이재명 대표에게도 가는 것"이라고 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의 입을 막기 위해서 변호인들이 해괴망측한 수단을 벌이고 있다"며 "미국 같은 사법 방해죄로 엄청난 중형을 받아야 될 범죄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피고인이 원하지도 않는 변호사가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고 재판정을 뛰쳐나갔다"며 "형사소송법상 이른바 필요적 변론 사건이기 때문에 변호인이 없이는 재판이 안 된다. 그래서 이화영 피고인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도 못하게 막는 이런 수준으로 갔다"고 짚었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나라는 변호사들의 지위가 높아서 저런 것을 징계 사유로 해당하고 있지만 저것을 계속 둬서 될까 싶을 정도"라며 "이분들의 유일한 목표는 이 전 부지사가 진실을 말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겠다. 그렇게 해서 혹시 이렇게 극악무도한 수단을 벌이면 교도소 안에서 마음을 바꾸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세상에 보다가 저런 사람들은 처음 봤다' 했다. 정치인들이 조폭한테 그런 소리를 듣고 있을 정도로 그런 일을 벌이고 있는데, 이재명 대표가 교도소에 가지 않기 위해서 마지막 수단을 벌이고 있다. 결국 진실의 힘이라는 것은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찬바람 불기 전에 교도소로 가실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논란을 일으킨 김 변호사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변호인을 맡은 바 있다. 검찰은 전날 재판 파행의 원인을 제공한 김 변호사에 대해 징계 개시 신청도 검토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