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해제된 자금, 군사적 용도로는 접근할 수 없어
이란 "자금 사용 결정은 이란에 달려 있어" 상반된 주장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 7월17일 백악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미국 백악관은 이란 내 미국인 수감자 석방 대가로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 60억 달러를 해제한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폭넓게 공조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1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한국에서 거액의 이란 자금 이탈에 따른 우려와 관련해 "우리는 한국 정부와 이 문제에 대해 광범위하게 공조해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합의에 따라 한국 내 이란 동결자금이 카타르로 이체되는 것과 관련해선 "아무런 장애도 없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동결 자금이 이체되더라도 이란이 이를 사용하는 데는 엄격한 규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결 해제된 자금은 식량이나 의약품, 의료 장비 구입 등 인도주의적 물품 구입에만 사용될 수 있고 군사적 용도로는 접근할 수 없다"면서 "미국 재무부의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과의 최종 협상은 아직도 진행중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다. 그는 "핵심은 그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우리는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돼서 안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는 절차가 시작됐다"며 "동결 해제된 자금 사용에 대한 결정은 이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란의 이같은 주장은 인도주의적 물품 구입으로만 제한한다는 커비 대변인 발언과 상반된 입장이다.
앞서 미국이 이란에 수감된 미국인 5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한국에 동결돼 있던 60억 달러(7조89000억원) 규모의 이란 자금을 해제하기로 했다. 이번 조처는 이란이 한국에 묶인 동결 자금 해제를 요구하며 미국과 죄수 교환을 제안한 지 수 개월 만에 나온 결과다.
이란은 각국에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원유나 가스 수출 대금을 받아왔는데, 지난 2018년 미국 정부가 이란 핵 합의를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며 대부분의 자산이 동결됐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번 합의로 한국 외에 이라크에 묶여있는 자금을 포함해 총 1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동결 해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