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캐나다·동남아·인도로 공급망 다각화
올해 상반기 미 수입품 중 중국산 비중 13.3%
"기업들, 미·중 위험 완화할 방법 찾고 있다"
◆…미국과 중국 국기[AP 연합뉴스 자료사진]
WSJ은 미국 인구조사국의 무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구매자들은 컴퓨터 칩과 스마트폰에서 의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멕시코, 유럽 및 기타 아시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해 첫 6개월 동안 미국 상품 수입의 13.3%를 차지했으며, 이는 2017년 전체 최고치인 21.6%보다 낮은 수치다. 현재 수입 비중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지 2년 후인 지난 2003년의 12.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WSJ은 이러한 변화가 지난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서 시작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마스크와 반도체와 같은 제품의 부족으로 인해 기업들은 공급망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올해 일부 기업은 첨단 기술을 둘러싼 양국 간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특정 중국 첨단 반도체 및 양자 컴퓨팅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 명령으로 그 갈등을 격화시키고 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수입 점유율 감소는 특정 제품이나 국가로부터 수입이 급격히 변화한 결과가 아니며 수십 개의 산업과 국가에 걸친 공급망 변화가 이러한 추세를 주도하고 있다. 또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생산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19년 초부터 중국의 미국 수입 점유율은 인도, 태국, 베트남을 포함한 25개 아시아 국가의 총 점유율 아래로 떨어졌다. 인구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이 국가들은 지난 6월까지 12개월 동안 미국 수입의 24.6%를 차지했지만, 중국은 14.9%를 차지했다.
한편, 멕시코의 미국 수입 점유율은 지난 6월 중국과 비슷해졌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 간의 자유 무역 협정으로 인해 멕시코는 중국 및 기타 아시아 국가에 대한 대미 공급 기지로서 강력한 경쟁자가 된 것.
멕시코산 기계와 전자제품이 대미 수입 비중이 증가한 가장 큰 무역 품목 가운데 하나 됐다.
수출과 수입의 달러 가치를 합산하면 멕시코는 이제 미국의 제1위 무역 동반자이며, 캐나다가 그 뒤를 이어 중국을 3위로 밀어내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미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이 감소하고 중국의 대미 수입 비중이 장기적으로 감소한 것을 반영한다.
중국은 2023년 상반기 미국 전체 무역의 10.9%를 차지했다. 멕시코가 15.7%로 1위, 캐나다가 15.4%로 그 뒤를 바짝 쫓는 중이다.
WSJ에 따르면, 최근 중국산 제품의 수입은 금액과 수입 비중 모두 감소하고 있다. 펌프, 에어컨, 컴퓨터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범주인 기계류 수입은 지난 6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166억 달러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기계류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에서 21.1%로 줄었다.
인구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대다수 스마트폰은 중국에서 생산되나, 지난 6월까지 12개월 동안 중국의 점유율은 75.7%로 떨어졌다. 최근까지 몇 차례 점유율을 80%를 넘긴 바 있다.
이러한 이유는 기업들이 중국으로부터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중국으로부터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으며 애플의 부품 공급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인도에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에 미국 스마트폰 수입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6월까지 5.3%로, 12월까지 12개월 동안의 1.8%에서 증가했다.
베트남과 태국은 미국으로 반도체 수출을 늘리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 전문회사인 미국 앰코테크놀로지는 베트남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다.
WSJ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 내 첨단 칩 판매 및 생산을 제한하는 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기업들은 미국, 유럽 및 기타 아시아 국가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을 연구하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채드 바운 선임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과 기술 및 기타 문제에 대한 갈등이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것이 기업에 분명해졌다"며 "기업들이 위험을 완화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