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산전체주의 세력' 비판에, 野 "공포 조장" 與 "정치권 일부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을 두고, 여야는 격렬한 장외 여론전을 이어갔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YTN '뉴스앤이슈'에서 "우리 사회를 굉장히 편향되게 바라보고 '일부 공산전체주의 세력을 진압하겠다'라는 일종의 전쟁 선포 같은 느낌"이라며 "왜 광복을 기념해야 되는 시간에 공포를 조장하고 자유를 오히려 억압하는 말씀들을 쏟아냈는지 굉장히 의아한 경축사"라고 혹평했다.

장 의원은 "현 정권이 역사 인식과 역사적인 현실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몰이해하고 편협하구나,이런 것들을 오히려 보여줬다는 생각이 분명하게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체주의가 공산전체주의라고 얘기하지만 나치가 유대인 학살만 한 게 아니라 공산주의자도 학살했다"며 "실제로 우리, 나와 다른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고 그것에 대한 사법적 수단을 갖다 대고 공포를 조장하고, 정말 힘 없는, 아주 일반적인 사람들의 자유를 제약하면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는 거다"고 맹비판했다.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회, 정치, 국가에 대한 인식이 너무 현재와 맞지 않는다"며 "인식의 기본이 70, 80년대의 한국 사회, 남북관계, 국제관계를 기초로 한 것이 아닌가 생각 든다. 다시 그 이전의 세대로 대한민국을 끌고 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고 일갈했다.

김종민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에서 "전통적으로 대통령들의 광복절 메시지는 일관되게 통일과 국민통합"이라며 "광복의 뜻을 다시 기린다면 통일 민족 국가를 만들자, 이런 국민들의 염원을 대통령이 대신 말씀하시는 게 기본적인 메시지였다"고 짚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산전체주의 세력, 맹종·추종 세력들에게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을 두고 "뭔가 세력이 있다고 생각을 하신 것 같은데 만약 그런 반국가세력이 있다면 그 세력이 어떤 사람들이고 거기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야 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대상이 '야당이다' 얘기하기에는 조금 비상식적이다. 야당을 지칭한 것 같지는 않고, 그게 누구인지에 대한 얘기를 해줘야 실제로 그런 조짐이 있다면 국민들도 알아야 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는 극우 유튜버의 독백이나 다름없었다"며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세력은 도대체 어디에 있으며, 민주·인권·진보로 위장해 패륜 공작을 벌이는 공산세력은 누구인가. 정부에 비판적인 야당, 시민사회와 언론, 국민을 그렇게 싸잡아 매도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정면 비판했다.
 

"반국가세력, 보수진영 대통령 다 얘기하고 싶어 해"

반면 김성태 국민의힘 중앙위 의장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역대 보수진영의 대통령께서 다 누구나 이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다만 이걸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대통령께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은 1945년 해방 이후 체제 전쟁에서는 이미 게임이 끝난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숭고한 가치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되고 그런 측면에서 확고한 우월감을 갖고 있다. 안보 위협을 가하는 중심세력은 북한 체제인데, 그 북한 체제를 지원하고 대변하는 세력들이 있다는 것이고, 그 세력들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것"이라고 뒷받침했다.

이어 "누구라고 지칭은 안 했지만 공산전체주의 세력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했다. 자유민주주의와 대척점에서 개인의 자유와 시장경제 부정하는 이들"이라며 "진보라는 허울을 쓰고 북한 공산전체주의를 실질적으로 대변, 옹호하면서 자유민주체제를 흔들려고 하는 세력들이 현재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그 존재는 여러 형태로 창원지역의 노동계, 사회운동, 정치권 일부까지 있다고 보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며 "윤미향 의원 같은 경우도 물론 사법적인 판단을 기다리고 있지만 안성의 쉼터가 탈북자들 중 북한으로 복귀하는 희망자를 위한 쉼터였다는 게 뉴스를 통해 밝혀졌다"고 짚었다.

아울러 "문재인 정권에서 이런 부분을 거의 덮어놓고 있었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인데 대통령께서는 그런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올해에만 숱하게 드러나고 있는 간첩단 사건을 보고도, '반국가세력이 어디에 있냐'는 말이 나오나"며 "일본과 공유하는 가치가 무엇이냐"고 되묻는 모습은 황당하기만 하다"고 일갈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지난 5년간 광복절 경축사를 핑계로 이어온 문 정권과 민주당의 공허한 외침이야말로 실익도 명분도 없었으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독백'이었을 뿐"이라고 맹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