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론스타와 칼라일 등 외국계펀드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국세청의 국제세원관리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여왔던 감사원이 감사가 마무리된 지 약 1년 반만인 4일 당시 감사결과를 뒤늦게 공개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3월 21일경부터 국세청이 외국계펀드에 세무조사를 나서기 직전까지 약 3주간에 걸쳐 국제간 이전가격세제 실태와 해외 지급보증수수료에 대한 과세실태 등 국제세원관리실태에 대해 감사, 국세청 세무조사를 부추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었다.
감사원은 4일 "내·외국법인의 국제거래에 대한 세원관리 및 국제세원 관리 인프라에 대해 체계적으로 점검한 결과,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과세와 내국법인의 국제거래 및 해외투자에 대한 거래사실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다국적기업의 거래형태를 분석ㆍ점검한 결과 이들은 국내에 있는 특수관계회사의 주소지에 실체가 없는 사업장을 등록한 후, 특수관계회사가 행한 사업활동을 실체가 없는 사업장이 수행한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방법으로 조세를 회피하고 있었다는 것.
또 외국 컨설팅 전문법인의 경우 국내 지점에 근무하는 임직원이 용역을 수행하고도 외국에서 직접 용역을 수행한 것처럼 회계처리,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감사원은 "내국법인이 국외현지법인의 부실채권을 인수하거나 용역계약을 체결한 후 용역을 제공받지 않은 채 용역비를 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 사례들도 감사과정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특히 "관련 법규정비의 미비로 재외국민이 국내 체납세금 납부없이 국내 부동산 매각 자금을 국외로 반출할 수 있었다"며 "국외현지이주자에 대해 거주여권을 발급할 때 체납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조세채권을 확보할 기회가 날아갔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외환위기 당시 외화조달을 위해 내국법인 국외사업장에 허용한 외화표시채권 이자소득 감면제도를 현행까지 유지, 내국법인의 조세회피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데도 관련 제도를 정비하지 않는 등 제도적 문제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국세청장 등에게 부당하게 조세를 회피한 법인 등에게 계 230억여 원을 추징하도록 했다"며 "다국적기업 및 외국 컨설팅법인에 대해선 세무조사를 벌여 법인세 등을 추가 징수하도록 하는 등 총 28건을 시정 및 개선토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재정금융감사국 박시종 과장은 "앞으로 국제세원관리실태 감사결과에 대한 사후관리를 위해 국제거래 관련 법규정비 등 국제세원 관리 시스템의 개선과정과 외국법인의 국내투자활동 및 내국법인의 국제거래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외국법인이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과세를 회피하고 내국법인이 국외 특수관계자를 부당하게 지원하는 등의 문제점이 발견되는 경우엔 즉각 실지감사를 다시 벌일 것이라는 것이 박 과장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