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3분기 만에 증가 전환…주담대 ‘역대 최대’

한은, ‘2023년 2/4분기 가계신용(잠정)’ 발표…가계신용 전분기比 9.5조원↑

가계대출, 전분기말 대비 10.1조원 늘어…주담대 증가규모 확대 영향

“향후 가계대출 흐름에 주택경기 회복양상, 금융여건 변화 등 영향 줄 것”

“가계신용 증가 규모, 과거 비해 높은 편은 아냐…최근 증가 전환, 면밀히 살펴보고 있어”

2분기 가계 빚이 전분기말 대비 9조5000억원 늘며 3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31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3년 2/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의하면 올해 2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9조5000억원 늘었다. 3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직전 최대치는 2021년 4분기 17조4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가계신용은 일반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는 가계대출과 카드사와 백화점 등 재화의 판매자나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외상(신용)거래인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대출은 1748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10조1000억원 증가했고 판매신용은 113조9000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6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기타대출 감소규모가 축소되어 4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1분기 +4조5000억원→2분기 +14조1000억원)은 주택 거래 회복으로 증가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2분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31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존 최대는 지난 1분기 1017조1000억원이다.

기타대출(-15조5000억원→-4조원)은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 위축 등으로 7분기 연속 감소했으나 계절요인(가정의 달) 및 증권사 신용공여 증가 등으로 감소세가 둔화됐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12조1000억원→+4조원, 주택담보대출이 증가로 전환하고 기타대출 감소폭이 축소)이 6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하고 기타금융기관 등(+10조8000억원→+12조6000억원, 정책모기지 양수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은 증가폭이 확대된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9조7000억원→-6조5000억원, 부동산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은 4분기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판매신용은 할부금융회사의 할부금융 리스크 관리 강화로 감소했으나 계절요인으로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증가하며 전체 판매신용의 감소세가 둔화됐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 가계신용은 전분기말 대비 9조5000억원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1년 4분기 17조4000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라며 "가계신용이 증가 전환한 것은 부동산시장 회복 기대감 등으로 주택거래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개별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판매신용의 감소세가 계절 요인으로 둔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계신용 증가 규모는 2020년과 2021년 중 분기별 30조원 이상 증가한 시기, 2010~19년 분기 평균 20조원 증가한 시기 등과 비교해 볼 때 높은 편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규모이고 최근 다시 증가 전환되었기 때문에 한은과 정부, 관계당국에서 주목하고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서 팀장은 "거시적으로 한은과 정부, 관계당국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더 높아지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가계부채 대응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향후 가계부채, 가계대출 흐름에는 주택경기 회복양상, 금융여건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예단하기 보다는 당국이 실태 점검 등 대응에 나서고 있어 추이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