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동산 국내 익스포저 4000억원...금융위 "과도한 불안감 필요 없어"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 개최

국내 금융사, 中 유가증권 4000억원 보유

부동산 신탁 포함해도 1조원 미만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부동산 시장 불안이 발생한 가운데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저(노출액)은 4000억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는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국제금융센터, 민간 시장 전문가 등과 함께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개최해 중국 부동산 시장 등 대외요인과 최근 환율상승에 따른 금융회사의 외화건전성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참석자들은 "중국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시노오션 등의 이자 미지급으로 촉발된 중국 부동산 시장 불안이 중국 금융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부동산 부문이 중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중국의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중국경제 전반에 걸친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며 "향후에도 중국경제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이어가야 한다"고 봤다.

또 참석자들은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저(노출액)가 약 4000억원 수준"이라며 "중국 부동산 시장 불안이 국내 금융회사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권별로는 증권사 2200억원, 보험사 1400억원 등이며, 모두 유가증권 보유에 따른 익스포저로 확인됐다. 부동산 신탁 등에 대한 간접적인 익스포저까지 포함하더라도 1조원 미만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 위험이 부각되면서 지난주 국내 주식시장, 외환시장 등이 일부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이번주 들어 시장 변동성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사태 전개 및 문제해결을 위한 중국정부의 대응 수준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금융회사들의 외화자금 조달 여건과 외환건전성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이들은 "금융회사들의 외화자금 조달 여건과 외환건전성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외환 시장 변동성 심화 등 스트레스 상황을 가정한 경우에도 대부분의 금융회사는 양호한 자금흐름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참석자들은 "중국발(發) 위험요인의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나, 중국 부동산 침체의 장기화 등으로 중국경제 성장세 부진이 심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경로로 우리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 중국 경제 부진 가능성 등 대외요인이 부각됨에 따라 발생한 현상"이라며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의 안정적인 펀더멘털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대외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정부와 관계기관 등이 경계감을 가지고 대응체계를 한 층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