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발 상트페테르부르크행 비행편 추락…탑승자 10명 전원 사망
프리고진 전용기 추락 보고받은 바이든 "놀랍지 않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사진 로이터>
23일(현지시간) CNN,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항공 당국인 연방항공운송청은 모스크바 북쪽 서브 트베리 지역에서 추락한 개인 항공기에 프리고진이 탑승했다며 그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타스통신은 "승객 명단에 프리고진의 이름과 성이 포함돼 있다고 러시아항공사인 로사비아티아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재난 당국도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엠브라에르 레가시 제트기가 트베리 지역의 쿠젠키노 주변에 추락했다"며 "초기 조사 결과 승무원 3명을 포함해 탑승한 10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쿠젠키노는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방향으로 약 300㎞ 떨어진 지역이다. 추락 항공기는 엠브라에르사(社)의 '레거시' 기종으로, 편명은 RA-02795이다. 해당 항공기는 프리고진과의 연관성 때문에 지난 2019년부터 미국이 제재를 해 왔다.
소셜미디어에는 한쪽 날개가 떨어진 비행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땅을 향해 수직으로 추락하는 모습의 동영상이 게시됐다. 일부 현지 매체에서는 바그너그룹 소유의 비행기가 이륙 후 30분도 안돼 러시아 방공망에 요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이 탑승한 비행기가 추락해 전원 사망했다는 보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배후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휴가차 네바다주 타호 호수에 머무는 바이든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는 않으면서도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일전에 내가 이것에 관해 질문을 받았던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지난 7월 프리고진이 반란에 실패한 후 자신의 안전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했던 발언을 상기했다.
그는 "당시 나는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무엇을 탈지 조심할 것'이라고 했었다.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배후에 있느냐는 질문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는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난 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7월13일 바이든 대통령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가진 공동 회견에서 프리고진 신병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먹는 것을 조심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에서 프리고진의 미래가 어떨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참여하던 프리고진은 지난 6월 23일 무장반란을 선언한 뒤 러시아의 일부 도시를 점령했고, 모스크바 200km 근방까지 진격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멈춘 바 있다.
그는 처벌을 면하는 대신 벨라루스로 망명했고, 이후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오가며 지냈다. 특히 7월 27일엔 러시아·아프리카 국가 정상회의가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나타났으며, 8월 21일에는 그가 위장복을 입고 소총을 든 채 아프리카 사막 모처에 있는 정황이 담긴 텔레그램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오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