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인력 부족'에 美애리조나 공장 건설 지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 신규 공장 건설 지연으로 내년을 목표로 준비 중인 대량 생산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TSMC는 현재 애리조나 피닉스에 400억달러(약53조2000억원)를 투입해 공장 2개를 짓고 있으나 미국 내 숙련 노동자의 부족으로 건설에 애를 먹고 있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애리조나에서 숙련 노동자를 찾기 힘들어 건설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대만에서 임시로 숙련된 기술자를 데려와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첫 번째 공장에서 4나노미터 칩의 대량 생산 시작이 2025년까지 지연되리라 전망했다.

TSMC는 4나노미터 칩을 애리조나 첫 번째 공장에서 2024 년부터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우 회장은 "우리는 이제 최첨단 전용 장비를 취급하고 설치하는 중요한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다만 몇 가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미국 백악관은 애리조나 공장에 대한 TSMC의 계획에 대해 여전히 자신감을 보였다.

올리비아 달튼 백악관 대변인은 "반도체 과학법의 인력 조항은 우리가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우 회장은 TSMC가 보조금과 세금 공제를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TSMC 관계자들은 미국으로부터 자금을 구할 때 프로젝트 중단에 대해 경고했으며 TSMC가 대만에 비해 미국에서 훨씬 더 높은 비용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우 회장은 TSMC가 약 5년 동안 비용 격차를 메우기 위해 미국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TSMC는 주요 시장, 특히 중국의 경제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서버, 자동차의 칩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며 고객들이 재고 과잉을 피하고자 재고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TSMC는 올해 자본 지출이 지난해의 기록적인 363억 달러에 비해 320억 달러에서 360억 달러로 이전 예상치보다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금액의 약 70~80%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강화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저쟈 TSMC 최고경영자(CEO)는 AI 기업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TSMC는 방대한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질문에 답하도록 챗GPT와 같은 챗봇을 훈련하는 엔비디아 같은 회사에서 설계한 칩을 제조한다.

웨이 CEO는 "현재 AI에 사용되는 칩이 TSMC 매출의 6%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몇 년 내에 10%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TSMC가 AI 관련 칩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현재 첨단 칩 시장을 지배하는 역할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리서치 회사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 사업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12%로 그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