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尹, ‘뉴라이트 지도자’ 돼버려.. 타임머신 타고 돌아오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이념을 강조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뉴라이트 지도자'가 돼버렸다며, '빨리 타임머신을 타고 21세기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정 전 장관은 31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최근 '이념'을 강조하는 행보에 대해 "국민들이 대통령으로부터 듣고 싶은 이야기는 이념이 아니라 민생일 것"이라며 "참 특이한 대통령을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부위원과의 통일대화'에서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은 허위조작, 선전·선동으로 자유사회를 교란시키려는 심리전을 일삼고 있으며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념이라는 건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 사회·경제 정책으로 나타나야 하는 것"이라며 "공산전체주의 등의 이념을 강조하면 대립, 대결, 분열이 이어지게 된다. 한국 사회가 어려운 상황에서 뭉쳐야 힘이 나오는데도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갑자기 1950년대로 되돌아 간 것 같다. 미국 매카시 의원이 미국 전역을 공산주의자 색출 광풍으로 몰아넣었던 상황 말이다"라며 "우리는 지금 1950년대가 아니라 21세기에 살고 있다. 대통령께서 빨리 타임머신을 타고 2023년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행자가 '윤 대통령이 이념을 강조하는 게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짚자, 정 전 장관은 "대통령은 다음에 출마하지 않는 만큼 지지층 기반을 만들겠다는 건 쓸데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이 지지율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국민 통합을 상징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이어 한·미·일 3국 공조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에 대해서도 '조선·중앙·동아일보 같은 보수 언론들도 걱정한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정 전 장관은 윤 정부의 한·미·일 3국 공조 방침에 대해 "크게 봐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호'라는 배는 굉장히 위험한 수역으로 들어갔다"라며 "심지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같은 보수 언론들도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동아는 사설을 통해 '한·미·일 삼각연대로 인한 중·러 경제보복 대책 있나'라고 언급했다. 조선 역시 '중·러가 북한에 첨단무기를 제공해 한국을 괴롭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지도자 한 명이 믿는 잘못된 신념은 나라 방향이 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계속해서 "박근혜 정부조차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로 대륙 가는 길을 열어야 한다며 북방 공조 정책을 추구했다"며 "느닷없이 특이한 대통령이 나와서 '이제 북으로 가는 길 필요없다'며 미국·일본으로만 가면 된다는 건 너무 굴종적"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은 러시아를 적으로 돌리고 중국을 벗어난 상황"이라며 "미국 일본을 각각 '큰형님' '작은형님'으로 모신다고 해서 우리 미래를 담보해 주겠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