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부실 떠안기 해소?...당국, '은행 거액익스포져 한도' 규제 도입

바젤 기준 거액익스포져(위험 노출) 한도 규제, 내년부터 시행

은행, 거래상대방별 익스포져 BIS 기준 기본자본의 25% 이내로 관리토록

다만 주택 관련 대출 등에 대한 보증 익스포져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 등

거래 상대방의 부도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경우 은행이 그 위험을 떠안지 않도록 하는 국제 규제, 즉 바젤 기준 거액익스포져(위험 노출) 한도 규제가 내년부터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5일 은행이나 은행지주회사가 거래상대방별 익스포져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기본자본의 25% 이내로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업감독규정·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시행세칙 개정안에 대한 규정변경예고를 했다.

거래상대방의 부도로 인한 대규모 손실을 은행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는 금융위기 시 기존 자본규제의 한계 보완 차원에서 이런 내용의 '바젤 기준 거액익스포져 한도 규제'를 2014년에 마련해, 회원국이 2019년 1월까지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우리나라는 2019년 3월부터 행정지도로 시행 중(2024년 4월가지 행정지도 연장)이며, 정식 제도화는 2020년 코로나19 상황으로 연기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16개국이 바젤기준 거액익스포져 한도규제 도입을 완료한 상황에서 국내 도입에 대한 BCBS의 규제정합성평가(RCAP)가 연내 착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택 관련 대출 등에 대한 보증기관의 보증 익스포져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수출입은행과 외은지점, 대기업금융을 담당하지 않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제외했다.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하는 한국산업은행은 규제를 2년간 유예할 예정이다.

금번 개정안은 2014년 4월에 발표한 바젤 기준서와 현행 행정지도인 '바젤기준 거액익스포져 한도관리 기준'을 토대로 마련한 것으로 거래상대방별 익스포져를 BIS 기본자본의 25% 이내로 관리토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행법상 신용공여한도 제도와 유사하나, 거래상대방을 인식할 때 의결권 50% 초과 보유 등과 같은 '통제' 관계뿐 아니라 부실화 전이 가능성 등 '경제적 의존' 관계도 고려하도록 했다는 점이 다르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부도 위험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할 수 있는 경제적 의존관계와 의결권 50% 초과 보유, 이사임면권 보유 등 지배력을 행사하는 관계로서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 개념과 유사하게 거래 상대방 범위로 포함된다. 아울러 익스포저 범위에는 대출 등 신용공여, 주식·채권, 제삼자 보증이 포함돼 현행법보다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금융위는 오는 15일까지 규정변경예고를 한 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와 금융위 의결을 거쳐 내년 1월부터 바젤 기준 거액익스포져 한도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