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세재정연구원, '농업·임업·어업용 석유류에 대한 간접세 면제' 보고서 발간
"면세유 적정 가격, 지자체가 가이드 라인 제시해야"
"면세유 취급 주유소, 매년 무작위 재선정.. 부정 유통 차단 필요"
"장기적으로는 일몰 적용해야"
◆…(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제공)
최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원장 김재진)은 이런 내용이 담긴 '2023 조세특례 심층평가 - 농업·임업·어업용 석유류에 대한 간접세 면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농업·임업·어업용 석유류에 대한 간접세 면제 제도는 농어민 등이 면세유를 공급받을 때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및 자동차 주행에 대한 자동차세를 면제하는 제도다.
1972년 어업용 석유류에 대한 간접세 면제제도가 신설되면서 제도가 시작되었으며, 1986년 농업용, 2003년 임업용으로 확대됐다. 1998년 일몰제가 도입된 후 현재까지 일몰이 연장됐으며, 올해 12월을 끝으로 다시 연장과 폐지의 기로에 서게 된다.
보고서는 면세유 지원 정책이 농·임·어가의 생산성 및 소득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뚜렷하게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면세유 지원 정책이 농·임·어업인들의 경제적 수준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 판단할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려웠고, 면세유 지원의 규모가 감소한다 하더라도 농·임·어업인들의 경제적 수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현상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우리나라 정부 및 세계 각국이 추진하는 탄소중립 정책과의 조화를 고려할 때, 면세유 정책은 환경적으로 유해한 보조금(Environmentally Harmful Subsidy)으로 분류돼 장기적으로 면세유 지원 정책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의 조화 측면에서 한쪽에서는 탄소중립 정책을, 한쪽에서는 면세유 지원을 통한 석유 소비 증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모순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럴 경우 각 제도가 원래 의도하는 제도의 목표 달성은 요원할 것이며, 재정의 낭비로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보고서는 제도의 일몰 연장을 지금과 같은 형태로 제안하기는 어렵다고 제언했다. 다만, 현재의 대내외 경제적 여건(인플레이션, 에너지 비용의 부담 등)이나 제도의 폐지로 인한 농·임·어업인들의 심리적 타격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대안의 고려 없이 제도를 일몰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도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단기적인 방안으로 현재 제도의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형태의 문제를 실증적으로 확인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먼저, 면세유 판매 주유소 사업자의 지대 추구 행태를 제한하기 위해, 면세유 가격에 대한 적정 수준에 대해 지자체가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고, 지나친 가격 책정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관리·감독할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면세유 가격 표시기준 적용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공개되는 가격과 면세 정보가 실제 정확히 적용되는지 여부에 대한 정확한 관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면세유의 부정 사용 등에 대해서도 현행법을 더욱 엄격히 적용해, 면세유 부정 사용에 따른 대가를 확실히 인지시킬 필요가 있고, 면세유 취급 주유소를 매년 혹은 2년에 한 번 무작위로 재선정해 부정 유통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면세유 지원 제도를 일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임·어업 부문에 지원되는 지원 정책은 제도의 효과가 예상보다 저조하게 평가되더라도 일몰이 관성적으로 연장되어 온 경향이 있었는데, 이러한 정책 결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존 농·임·어업 부문에 대한 지원을 통합해 이들의 생산 활동 과정에서 파악되는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환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도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기적인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부정 유통 등의 통로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동시에, 탄소중립 정책과의 조화를 위한 정부 정책의 변화를 설명하고, 지원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농·임·어업인들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의 정책 변화를 추구하고 있음을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