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세 멈춰…中 수출입 지표 부진, 달러 강세 여파

브렌트유 90달러 아래로 떨어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제유가가 중국의 경기둔화와 달러 강세로 10일 만에 반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8%(67센트) 떨어져 배럴당 86.67달러에 거래 마감됐다. 브렌트유 또한 0.8%(68센트) 하락한 89.92달러로 거래되며 9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그간 산유국 감산 연장과 미국 원유 재고 감소 등으로 약 10일가량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이날 중국의 엇갈린 지표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와 달러 강세가 유가를 끌어내렸다.

이날 중국의 8월 전체 수출과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8%, 7.3% 감소했다. 하지만 원유 수입은 30.9%까지 증가했다.

PVM오일의 타마스 베르가 애널리스트는 "원유 수입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중국의 제품 수출이 증가하면서 밤새 강세 돛에서 바람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달러 가치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회복력 있는 미국 경제에 투자하면서 상승했다. 엔화는 10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는 다른 통화 보유자들의 달러 거래 원유 구매 비용을 높인다.

BOK 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수석 부사장은 "원유 선물은 미국 달러 지수의 새로운 최고점과 예상치보다 부진한 유로존의 경제 지표로 인해 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소식은 유가 하락 폭을 제한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비축량은 630만 배럴 감소해 3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국은 지난달에도 원유 재고가 6% 이상 감소하는 등 여전히 수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CMC 마켓의 레온 리 상하이 소재 애널리스트는 "공급 제약으로 인해 유가의 약화 요인을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올해 4분기에 여름철 수요가 끝난 후 소비가 비수기로 진입할 수 있는 요인 등 시장이 둔화할 수 있는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