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신원식 9·19 남북군사합의서 부정? 심한 자기부정”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연세대 교수)이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9·19 남북군사합의서 파기 주장 관련 남북군사합의서를 만들기 위해 참조했던 이명박 정부 시기 문건의 결재자가 신 후보자였다며 '심한 자기부정'이라고 지적했다.

최종건 전 차관은 지난 13일 오후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신원식 후보자의 9.19 남북 군사합의서 폐기 주장과 관련 "9·19 남북 군사합의를 만들고 협상할 때 우리가 참조한 문건이 이명박 정부 시절 만들어졌던 것"이라며 "그걸 결재한 사람이 신원식 장군"이라고 밝혔다.

신 후보자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통일정책포럼에서 남북 9·19 군사합의로 우리 군의 안보태세가 와해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지속적 합의 위반 및 파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차관은 "5년 전 9월 19일 남북 군사합의를 맺었을 때 내 청와대 보직은 군비통제비서관이었다"라며 "그런데 남북군사합의서를 만들고자 하니 이미 이명박 정부에서 GP철수, 판문점 비무장화, 군비 통제 등의 기획이 된 문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이명박 정부에서 생성된 문건 관련) 국방정책실 정책기획관이 신원식 장군이었고 결재 과정에서 신 장군이 있다"며 "따라서 9·19 남북군사합의서를 없애겠다고 하는 것은 심한 자기부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윤석열 정부를 포함해 지난 5년간 한반도 비무장지대에서 서로 총을 겨누는 일이 없었다"라며 "정전 70년 역사 중 최장기간 DMZ가 조용하다는 뜻인데 군은 (9·19 남북군사합의를) 운영하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러면서 "(신 후보자의) 9·19 군사합의서 폐기 주장은 '저쪽에서 난폭운전하니 나도 안전벨트 풀겠다'는 의미와 같다"며 "이 합의서는 한반도 전쟁 방지책의 최후 보루라고 봐야 한다. 이것을 한국이 먼저 폐기하면 스스로 평화 장치를 포기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진행자가 '신 후보자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건데 이렇게까지 자기부정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보나'라고 묻자, 최 전 차관은 "신 후보자가 나름 합리적이었던 것 같은데 정치가 무서운 건지 혹은 특별한 오디언스(청중)이 있어서 그런 건지"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9·19 남북군사합의'는 지난 2018년 9월 19일 대한민국과 북한이 함께 서명한 군사 관련 합의다. 해당 합의서에는 남북 간 군사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등을 통해 항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 보장을 위한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