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란 수감자 석방 도와준 韓정부에 감사...이란 도발행동 대가 치를 것”
라이시 이란 대통령 “향후 또다른 인도적 행동의 기반될 것”
◆…이란에 수감됐다 풀려난 미국인들이 18일(현지시간) 중재자인 카타르 도하에서 관계자들을 끌어안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한국에 동결됐던 자금이 카타르로 송금된 뒤 합의에 따라 이날 수감자들을 맞교환 했다. 2023.09.18. <사진 로이터>
17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란에서 풀려난 미국인 수감자 5명이 중재자인 카타르 측이 마련한 여객기를 타고 카타르 수도 도하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미국에서 풀려난 이란인 수감자 2명도 카타르 도하에 도착했다. 풀려난 5명의 수감자 가운데 나머지 3명은 이란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 등 익명의 소식통들은 풀려난 수감자들이 2명의 가족과 함께 테헤란을 빠져나왔다고 AP 통신에 전했다.
앞서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방영된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60억 달러(약 8조원)가 오늘 카타르로 송금됐다. 이에 따라 미국과 죄수 교환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양국의 수감자 맞교환이 성사됐지만 양국의 적대 관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수감자 석방을 축하하면서도 지난 2007년 이란에서 실종된 전 연방수사국(FBI) 요원 로버트 레빈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란 정부가 완전히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이 역내에서 하는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계속해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면서 이날 이란 정권의 불법 구금과 관련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과 이란 정보부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합의 복원과 수감자 송환 노력은 별개의 문제"라며 "이란 동결자금은 인도적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될 것이고 우리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게 하기 위한 수단과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도착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인 5명을 석방한 것과 관련해 "순전히 인도주의적 행위였다"며 "이는 향후 또 다른 인도주의적 행동을 취할 수 있는 단계가 될 수 있다"고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계좌에는 약 60억 달러의 돈이 묶여 있었다. 중동 산유국 이란은 이 계좌로 한국에서 석유 판매 대금을 받고, 한국으로부터의 수입품 대금을 이 계좌에서 지불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이 계좌가 2019년 5월 동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에서 무고하게 수감된 미국인 5명이 마침내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면서 "이러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치지 않는 노력으로 도와준 카타르와 오만, 스위스 그리고 한국 정부 등 국내외 파트너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