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아들 '김앤장 아빠찬스 인턴' 의혹에도 “나는 몰라”

"미국에서 공부하다 방학 때 한국 와서 아빠 찬스를 통해 '스펙 공동체' 이뤄지는 게 아니겠나." (정의당 심상정 의원)

"조건과 기회의 불평등으로 우리 청년들이 힘들어한다. 어떤 부모 만나느냐에 따라 조건도 불평등한데 기회마저 불평등하다."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이 후보자 아들의 '김앤장 인턴 아빠찬스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 후보자는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심상정 "아들이 관심법으로 김앤장 인턴 들어갔나"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균용 후보자를 향해 "아들이 대학교 1학년 학부생 때 김앤장 인턴을 했다고 한다"라며 "김앤장은 로스쿨생도 인턴 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데 학부생으로서 어떻게 인턴에 들어갔나"라고 질의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미국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아들이 20살에 국내 대형 로펌인 김앤장에서 인턴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비전공 학부생에 로스쿨생도 아닌 상황에서 김앤장 인턴을 한 것을 두고 '아빠 찬스'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심 의원 '아빠 찬스' 관련 질의에 "아들이 군 입대를 위해 휴학한 후 (한국에) 와서 친구들과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심 의원이 재차 "그러니까 어떻게 들어갔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저는 그 부분은 전혀 모른다"고 거리를 뒀다.

심 의원이 "김앤장에서 제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학부인턴의 경우 문의가 많지만 별도 공고가 없고 심사위원도 안 둔다고 한다"며 "공고도 없고 심사도 없는데 관심법으로 알고 들어갔다는 것인가. 결국 '아빠 찬스' 이용해 들어간 거 아니겠나"라고 쏘아붙였다.

심 의원은 계속해서 "미국에서 공부하다가 방학 때 여기(한국) 와서 아빠찬스를 통한 '스펙 공동체'까지 이루는 명백한 정황"이라며 "아빠 찬스로 인턴하고 논문쓰고 스펙 쌓는 '엘리트 족벌공동체'가 평범한 한국 청년들에게 얼마나 큰 박탈감을 주는지 아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에 심 의원은 "세상 길 가는 사람들, 삼척 동자에게 물어보라"라며 "적어도 대법원장 후보자가 2030 세대 청년들로부터 신뢰받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각을 세웠다.

최기상 "이균용 후보자 동창들도 '아빠찬스' 가능성 농후"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도 이날 청문회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아들의 김앤장 인턴 '아빠찬스' 의혹에 대해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후보자의 자녀 부분과 관련, 부모의 세습이나 아빠 찬스는 없었다고 했다"라며 "그런데 후보자 동생도 판사 했다가, 변호사 했다가, 다시 판사를 하고 있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이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최 의원은 이어 "후보자 동창들도 아빠 찬스를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된다"라며 "우리 청년들이 조건과 기회의 불평등으로 힘들어한다. 어떤 부모 만나느냐에 따라 조건도 불평등한데 기회까지 불평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불평등을 스스로 내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노력했는가에 대한 부분이 중요한 것"이라며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아빠 찬스 의혹을) 회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으로부터 '장남 김앤장 인턴 의혹' 질의를 받고 "아들에게 물어보니 (김앤장 인턴 시기) 당시 여러 팀이 있었다고 한다"며 "아들이 근무한 (팀에는) 10명 정도 중 9명이 외국 대학 1~2학년 대학생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이 '아빠 찬스가 없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겠나'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네 그렇다"고 긍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