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쟁력 높이려면.. "법인세율 완화 포함 개선 방안 수두룩"

이상호 한경협 경제팀장 "법인세 최고세율 완화해야"

"최고세율 24%→21%, 과표구간 4단계→2단계로 단순화 필요"

" R&D 및 시설투자와 관련된 세제지원도 확대해야"

"결손금 이월공제, 한도 없애거나 무기한으로"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최저한세 제도 폐지 제안

높은 법인세 부담은 기업 경영의 활력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전반적으로 법인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조사팀장은 19일 오후 2~5시 조세일보 주최로 서울시 여의도 한경협회관에서 열린 '기업 경쟁력 강화와 납세환경개선을 위한 세제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서 이 팀장은 제 1세션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세제개선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이 팀장은 이날 한국 법인세 최고세율 순위는 OECD 38개국 중 11위로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 팀장에 따르면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지방세 포함 26.4%로 OECD 평균 23.6%보다 2.8%p 높다. OECD 주요국들 뿐만 아니라, 중국(25%), 대만(20%), 싱가포르(17%), 홍콩(16.5%) 등 아시아 경쟁국가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팀장은 그러면서 OECD 국가들의 법인세율은 대체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라며 38개국 중 절반에 달하는 18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10년 전 대비 하락했으며, 한국 등 8개국만 법인세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해외 구요국들은 법인세를 누진과세가 아닌 단일세율로 과세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OECD 38개 국가 중 35개국은 법인세를 단일세율로 과세하고 있으며, OECD 국가 중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이 4단계 이상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네델란드가 2단계, 룩셈부르크가 3단계 세율로 과세하고 있다.

이 팀장은 아울러 우리나라는 해외 주요국에 비해 법인세 부담이 크고, 법인세수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수(지방세 포함) 비중은 2021년 기준 3.8%로 OECD 9위에 해당한다. G5국가 평균 2.7%의 1.4배, OECD 평균 3.1%의 1.2배 수준이다.

이 팀장은 특히 "우리나라 법인세 부담은 특정 기업에 크게 편중되어 있어 세수 안정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2022년 기준 전체 법인수의 0.2%에 불과한 과세표준 200억원 초과 기업이 전체 법인세 부담액의 74.8%를 부담하고 있다. 전체 법인의 절반 이상은 법인세를 부담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담세력이 없는 다수의 적자 기업들이 면세됨으로써 세부담 편중이 발생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담세력이 있는 기업들 내에서 소수의 상위 기업에 세부담이 과도하게 편중되는 것은 문제"라며 "누진세율 제도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비과세·감면 제도들이 대부분 기업 규모에 따라 지원 수준에 큰 차등을 두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이에 따라 한국의 법인세제 글로벌 경쟁력 순위는 2022년 기준 OECD 38개국 중 34위로 최하위권이라고 했다. 2016년 22위에서 12계단 하락한 것. 높은 세율과 복잡한 과세체계 등으로 인해 소배세제(2위), 소득세제(27위) 등 다른 세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뒤쳐진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만 4단계.. 과도한 누진과세 단순화 필요"
"세제지원 확대하고 결손금 이월공제 합리화 해야"

이 팀장은 법인세 개선과제로 우선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꼽았다. 과감하게 세율을 인하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 유치를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해 세법개정으로 법인세율이 과세표준 구간별로 1%p씩 인하되었지만, 여전히 주요국 대비 최고세율이 높아 글로벌 경쟁력과 해외자본 유치에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역행하는 과도한 누진과세도 단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법인세 최고세율은 중앙정부 기준 현행 24%에서 21%로 인하하고 과세표준 구간은 4단계에서 2단계로 단순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고세율을 21%로 인하하면 지방세 포함 23.1%로 OECD 평균 23.5%와 유사해 진다는 것이다.

2단계 과세체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200억원 초과 기업에는 21%, 2억원~200억원 기업에는 16%의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중소기업을 포함한 소득 일정 규모 이하 기업에는 9%의 경감세율을 적용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이날 이 팀장은 법인세율 외에 R&D 및 시설투자와 관련한 세제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기업의 R&D 비용과 시설투자액의 일정액을 법인세에서 공제해 주고 있으며 공제율은 기업 규모와 기술 분야별로 차등해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팀장은 이렇게 차등 적용되는 세제지원의 격차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은 R&D 투자액에 25%의 정률로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대기업은 매출액 대비 R&D 비용에 공제율이 결정되며, 이 마저도 최대 2% 한도에 그치는 상황이라는 것.

이 팀장은 "대기업은 2013년 이후 세액공제율이 지속적으로 축소되며 격차가 확대됐다"며 "공제율 축소는 민간 R&D를 견인하고 있는 대기업의 R&D 유인을 위축시켜, 민간 전체의 둔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팀장은 "신산업 분양 비해 일반 산업 분야에 대한 세제지원 수준이 미흡하고 신성장·원천기술 등의 경우 공제 대상 기술이 한정적이어서 활용에 한계가 있다"며 "시설투자 세액공제의 경우 임시투자세액공제의 도입으로 공제율이 확대됐으나, 올해 한시적으로 도입되어 제도의 실효성이 기대한 것보다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개선안으로 일반 기술 R&D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0~2%에서 6%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신성장·원천기술 및 국가전략기술 R&D와 시설투자 세액공제 대상 기술 규정 방식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황하고 임시투자세액공제의 적용 기한을 3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 이 팀장은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기업의 투자 등을 통한 소득 환류를 유도할 목적으로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제도를 동료하거나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배당을 기업소득 환류 방식에 포함해 불합리한 세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또 결손금 이원공제 제도도 합리화 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기업에 발생한 손실(결손금)은 이월해 향후 15년 동안 과세소득에서 공제가 가능한데, 한도가 제한되어 있어 기업의 빠른 경영 정상화를 저해해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해외 주요국들은 결손금 이월공제 한도가 없거나, 한도를 둔다면 무기한 공제를 허용해 장기적으로 누적된 경영 손실을 모두 공제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며 "한도를 폐지하거나, 기간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팀장은 또한 최저한세 제도도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각종 공제·감면을 받은 후 법인세액이 일정 한도에 미달하면 그 미달하는 금액만큼은 공제·감면을 배제하는 최저한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런 최저한세 제도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의 효과가 반감되어 기업의 투자·고용 등 유인 제고에 한계가 있다"며 "OECD 국가 중 자국 고유의 최소한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 포함 9개국에 불과하다. 최저한세를 폐지하거나 인하해야 한다. 제도를 유지하더라고 중소기업과 동일하게 대기업의 R&D 세액공제 제도를 최저한세 적용 대상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