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용 "상속세, 부자감세 아닌 '서민증세' 문제"

상속세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상속세 문제는 더이상 부자감세가 아닌 서민증세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19일 오후 2~5시 조세일보와 한국납세자연합회·한국조세정책학회 공동주최로 서울시 여의도 한경협회관 콘퍼런스센터 2층 사파이어홀에서 열린 '기업 경쟁력 강화와 납세환경개선을 위한 세제개선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 사회자로 참석한 홍 교수는 법인세와 관련해 "법인세는 정치권에서 부자감세라는 이유에서 법인세를 인하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는데 법인세 인하는 부자감세로 봐야할 이론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부자감세라 주장하는 이들은 결국 법인세를 소득재분배 차원에서 보고 있다. 소득재분배는 소득세에서 해결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나라에서 대부분 법인세를 단일세율로 하는 것은 재분배 기능이 없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다. 세율을 낮게 유지해도 경제가 발전하고 세수가 늘어나는데, 최고세율을 10위권으로 유지하는건 국제적 경쟁에 역행한다고 볼수 있다. 과표구간도 단순화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인 한국에서 굳이 경쟁이 떨어지는 조세제도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게 홍 교수의 의견이다.

아울러 홍 교수는 상속세와 관련해서는 "1999년말 상속세 과표와 세율을 정한 이후 24년 동안 변동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부자감세의 문제가 아니라 서민증세의 측면에서 생각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속세는 서민증세 세금으로 바뀌었다"며 "1주택자의 경우 1999년도에는 상속세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1주택자라도 남편이 사망하면 상속세 때문에 부인이 집에서 쫓겨나 전세로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조금 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