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증여세 등을 현금대신 비상장 주식 등으로 대신 낸 뒤 이를 특수관계인이 싸게 사는 방식으로 세금탈루가 이뤄지고 있는 현행 물납제도와 관련해 재경부는 "제도취지상 (이러한 문제는)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제도 허점에 의한 세수일실을 인정했다.
물납제도란 상속세나 증여세를 부동산 등 금전 이외의 재산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서 납세편의를 위해 도입됐다. 상속세액이 1000만원을 넘고 상속재산 중 부동산과 유가증권 가액이 절반을 초과하는 경우에 허용되고 있다.
특히 이 제도는 부유층들의 '탈세수단'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에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눈총을 받아왔다.
재경부는 13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물납제도는 환금성이 낮은 부동산, 비상장주식 등을 상속·증여받은 경우 납세자의 세금납부 애로를 덜어주는 제도"라며 "부동산 등 재산 상속 후 가격이 내려가도 현금으로만 내라고 할 경우 이를 전부 처분해도 세금납부가 어려울 수 있어 현금대신 재산을 상속·증여시 가액으로 받는 제도다"라고 밝혔다.
재경부는 "물납재산이 당초 상속·증여가액에 비해 낮게 팔리는 것은 물납제도의 취지에 비춰 불가피하다"며 "특히 비상장주식은 대부분 가족중심으로 운영되는 소규모기업 주식이어서 경영자 등의 사망으로 주식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이어 "물납주식의 지분이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소액이고 상장주식과 달리 시장성이 낮아 매각가액이 당초 상속·증여가액보다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제도 오남용 방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재경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현금이 아닌 비상장 주식으로 세금을 대신 납부한(물납) 금액은 8065억원이었던 반면 자산관리공사의 매각을 통해 실제로 징수된 세입실적은 1499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