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PF 차환·사업성 리스크, 단기간 해소 어려울 것”
“PF차입금 차환 과정서 시공사가 추가적인 신용보강 제공하는 사례도 발생”
“오피스텔 등 준주거시설과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와 같은 상업용 부동산도 시장 전반 부진 이어져”
“유동성 대응력 약화된 건설사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향기조 지속 전망”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한국신용평가는 25일 보고서를 통해 지방 분양시장 침체, 상업용 부동산 부진, 금융권 PF 부실화 이슈 등이 불거지는 점을 감안할 때 건설사의 PF 차환 및 사업성 리스크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전지훈 연구위원, 김상수 수석연구원, 선지훈 선임연구원은 "비우호적인 대외환경에도 보수적인 사업전략을 통해 위험요인을 관리하고 있는 건설사의 경우 신용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분양위험이 높은 사업장 구성을 보유하고 있고 자본시장 접근성이 취약한 중견 이하 건설사들의 경우 현재와 같은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유동성 대응 부담이 점차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2023년 6월말 기준 한신평 등급보유 건설사의 PF보증은 지난해 말 대비 1조7000억원 증가한 27조7000억원(정비사업 포함)으로 2023년 들어서도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
PF사업 비중이 큰 지방 예정현장의 착공 및 분양이 지연됨에 따라 브릿지PF의 본PF 전환을 통한 우발채무 해소가 제한되고 있으며 PF차입금 차환 과정에서 시공사가 추가적인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 현금흐름 저하와 더불어 상대적으로 재무구조나 자본시장 접근성이 취약한 중견 이하 건설사의 유동성 대응 불확실성 역시 커지고 있다. 상위 건설사 대비 분양위험이 높은 사업장 구성으로 인해 운전자금이나 PF보증 부담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으며 외부 지원이나 자산 담보 없이는 자체적인 자금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지원 연구위원은 "현금흐름 부진과 자금조달 차질이 지속됨에 따라 시공능력 50위 이내 중견 건설사들의 유동성 대응에 대해서도 보다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연초 이후 수도권 주택 및 분양 시장의 반등 움직임에도 지방 시장은 주택 수급 및 분양여건에 있어 여전히 어려움이 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최근의 미분양주택 감소 또한 건설사들의 보수적인 분양전략으로 지방의 공급물량이 줄고 서울 및 수도권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주택공급이 이루어진 데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제공
그러면서 "앞으로 건설사별로 예정사업장 구성이나 분양가격 인하를 감내할 수 있는 재무여력에 따라 분양실적이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당사 등급보유 건설사 예정사업장을 분석한 결과 등급수준 또는 시공능력순위가 낮을수록 분양위험이 높은 자체사업이나 지방 사업장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특히 다수의 중견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참여했던 물류센터의 경우 공사원가 상승 및 시공경험 부족에 따른 공정 지연으로 건설사들이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관련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전 연구위원은 "신용도 관점에서 PF우발채무와 관련한 주요 검토사항은 PF차입금의 안정적 차환여부와 각 현장의 사업성 저하로 인한 현실화 가능성"이라며 "당사 유효등급 보유 건설사 중 PF보증이 존재하는 15개사의 2023년 6월말 PF보증(정비사업 포함)은 전체 27조7000억원 중 만기 3개월 내가 23%, 3~12개월이 39%로 60% 이상이 1년 내에 만기 도래하고 있어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와 같이 PF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가 재현될 경우 차환위험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방 현장 또는 준주거시설 및 상업용 부동산 관련 미착공 PF 비중이 큰 업체일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PF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건설사 도급사업 PF보증을 위험수준에 따라 위험, 주의, 양호로 분류한 결과 현실화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 및 주의사업장 비중이 절반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일부 건설사들은 위험 및 주의에 해당하는 PF보증 규모가 자기자본을 초과하고 있어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신용도에 직접적인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위원은 "장기화되는 업황 부진 하에서 PF Risk가 재차 불거지거나 유동성 대응력이 약화된 건설사를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향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