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악의적 탈세자의 범칙처리와 관련해선 조사사무처리규정과 조사실무지침이 있었지만, 조사요원들이 조사현장에서 '온정주의'에 치우쳐 '고발'보다는 가벼운 '통고처분'으로 사건을 매듭짓는 사례가 많았던 때문으로 보인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최근 경제단체 조찬강연 등에 나와 "기업자금유출이나 이중장부의 작성 등 악의적 탈세자는 범칙처리기준을 엄격히 적용할 것"이라며 "과세기간별 일정기준 이상 가공·위장세금계산서 수취자도 자료상에 준한 처벌을 의무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아울러 "장부 증명의 폐기·은닉, 원시자료 파괴 사업자는 범칙처리(형사처벌)할 방침이며, 조세포탈 혐의가 있을 때 조세범칙조사는 물론 조세포탈범으로 고발도 추진할 것"이라며 조세포탈범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도 높게 예고했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현재 조사사무처리규정과 조사실무지침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조세범관련 조사에 나서는 직원들의 내부통제를 크게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관행상 조사현장에서의 조사요원들이 '온정주의'로 인해 고발보다는 가급적 '통고처분' 수준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충분히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데도 고발하지 않은 직원에 대한 다각적인 제재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것.
국세청 관계자는 "전군표 청장이 강조한 조세포탈범 처벌강화는 국세청 규정이나 지침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엄격한 기준적용을 위해 조사현장에서의 '온정주의'부터 근절하는 것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현행 제도에서 조세범으로 형사처벌하는 경우는 ▲자료상(세금계산서관련범)과 ▲조세범칙조사에서 드러난 조세포탈범 등 두 가지.
자료상의 경우는 조세범칙조사를 별도로 하지 않고도 곧바로 검찰에 고발할 수 있지만, 조세포탈범을 고발하는 경우엔 이에 앞서 조세범칙조사가 대부분 선행된다는 것이 국세청 설명이다.
국세청 조사사무처리규정에선 일반조사 중에도 장부·서류의 은닉 또는 파기한 납세자 ▲변칙적인 상속·증여 ▲전문적 또는 상습적 부동산투기 ▲국제거래를 통한 조세포탈과 기업자금의 불법 해외유출 등의 경우는 조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를 통해 조세범칙조사여부를 결정토록 하고 있다.
이 때 조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는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탈루한 혐의 또는 기타 범칙행위의 혐의가 구체적이고 명백한 자로서, 탈루세액의 규모나 탈루수법 기타 범칙혐의의 정황 등을 감안해 세법질서의 확립을 위해 처벌할 필요가 있을 땐 조사대상자로 선정한다.
조세범칙조사 결과는 ▲비교적 탈세가 경미한 경우는 통고처분 ▲탈루세액의 규모나 탈루수법 기타 범칙혐의의 정황 등을 감안해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땐 검찰고발, 그 외에는 무혐의로 처리된다.
이와 관련, 온정주의로 흘러 고발을 게을리 한 직원에 대한 견제내용과 ▲조세범칙조사 대상자 결정을 위한 기준금액 ▲검찰고발을 위한 탈루세액규모 기준 등은 국세청 실무지침으로 대외비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확인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