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명령휴가제' 시행 비중 겨우 절반 수준..."내부통제 미흡"

우리(82%) 신한(52.8%) 국민(45.7%) 하나(42.5%) 장기근무자 급감

하나(6%) 국민(5.15%) 혁신안 목표치(5%)미달...내부통제 혁신안 적극 준수 필요

김희곤 의원 "최근 잇따른 은행 내부직원 거액 횡령 등 사고 발생"

"금융당국, 내부통제 방안 실질화 제도개선 필요"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서 전년대비 장기근무자 수가 급감했지만 장기근무자 비율은 '내부통제 혁신안'의 목표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부통제 방안의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는 명령휴가제 대상 직원 평균 비중이 50%대 중반에 그쳐 금융권의 내부통제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4개 시중은행의 지난 7월 말 기준 명령휴가 대상 직원 비중은 평균 55.8%로 집계됐다.

명령휴가제는 사고위험 직무를 수행하는 직원 등에 대해 불시에 휴가를 보내고 대직자가 해당 직원의 업무를 점검하는 제도다. 대상 직원 비중이 높을수록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82%(1만3677명 중 1만1222명)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어 신한은행 52.8%(1만3341명 중 6912명), 국민은행 45.7%(1만6342명 중 7469명), 하나은행 42.5%(1만1675명 중 4962명) 순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의 경우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부산은행 60%(2469명 중 1638명)로 가장 높았고, 경남은행 61%(2227명 중 1350명), 제주은행 57.2%(437명 중 250명), 광주은행 50%(1627명 중 814명), 전북은행 46.4%(1165명 중 540명), 대구은행 45%(3135명 중 1423명) 순이었다. 한편 동일 업무부서 장기근무자(영업점 3년 이상, 본부 5년 이상)는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우리은행은 399명에서 6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1681명에서 52명, 국민은행 2295명에서 842명, 하나은행은 1466명에서 702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최근 은행 내부직원 횡령 사고가 계속되자 내부통제 강화차원에서 내년부터 적용 예정인 '전국은행연합회 인사 관련 내부통제 모범규준'에 따른 효과로 해석된다.

다만 지난해 11월 금감원이 은행권과 마련한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 '은 오는 2025년까지 장기근무자 비율을 제한하기로 하고 순환 대상 직원 중 '5% 이내 또는 50명 이하'로 관리하기로 했지만, 하나은행(702명·6%)과 국민은행(842명·5.15%)은 목표치에 미달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신한은행(52명·0.39%)과 우리은행(6명·0.04%)은 목표치를 준수하고 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대구은행이 5%(158명)로 가장 높았고, 제주은행 3.2%(14명), 광주은행 3.01%(49명), 전북은행 2%(22명), 부산은행 1.15%(29명), 경남은행 0.54%(12명) 순이다.

김 의원은 "최근 은행 내부 직원의 거액 횡령 사고 등으로 내부통제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은 명령휴가제, 장기근무자 관리 등 내부통제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