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재벌그룹들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상속증여세 탈루 문제를 지속적으로 파헤쳐온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이 이 문제와 관련한 국세청의 최종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16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재벌기업들이 2세, 3세 명의로 비상장회사를 설립,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일감을 몰아주어 회사의 가치를 급신장시켜 상장하는 방법으로 변칙적인 상속증여를 하는 행위에 대한 과세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남은 것은 국세청의 결심"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국세청이 일감몰아주기 과세에 대해 기술적인 면에서 많은 검토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13일 재경부 국감에서도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과세여부 판단은 전적으로 국세청의 몫이라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이 작성한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가능성 검토보고서는 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다는 입장과 불가능하다는 입장 등 양 측면을 모두 검토했으며 현행 법(증여세법 제2조 제3항 및, 제41조의 3)에 따라 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편법증여는 현대자동차의 글로비스, SK그룹의 SK C&C, 신세계그룹의 광주신세계, 효성그룹의 효성건설 및 태광그룹의 태광시스템즈 등 그룹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과세관청이 과세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편법적 증여를 위해 비상장기업에 일감을 몰아주어 기업가치를 올린 뒤 상장하는 행위에 대해 국세청이 과세가 가능하다는 검토보고서를 작성한 만큼 과세하지 않는 것은 국세청의 직무유기"라며 "세법 악용에 따른 탈루에 적극 과세하는 것은 과세관청의 임무"라고 적극적인 과세행정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13일 재경부 국정감사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현재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가 도입되어 있기 때문에 개별 케이스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리기 어려운 만큼 과세당국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과세여부를 결정하라는 내용의 의견을 세제실에서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한 사항을)국세청에 일임했다"며 "다만 법령해석과 관련해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많은 만큼 여러 법률 전문가들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