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두마 회의에서 CTBT 비준 철회 문제 논의
러, CTBT 서명·비준...미 서명했지만 비준 안 해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 두마(하원) 의장 사진=로이터통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3년 만에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시사한 지 하루만에 러시아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 두마(하원) 의장은 이날 "세계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다"면서 "다음 국가 두마 회의에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 문제를 확실히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5일 신형 핵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닉'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히며 러시아가 1990년 이후 33년 만에 핵실험을 재개할 수도 있음을 언급했다.
러시아는 지난 1996년 유엔 총회에서 결의된 CTBT에 서명하고 2000년 비준했으나 미국은 이를 서명했지만 비준하지는 않았다. 크렘린은 이를 꼬집으며 미국이 CTBT 조약을 비준하지 않았기 때문에 러시아도 비준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푸틴과 볼로딘의 발언이 핵실험을 금지하는 CTBT 비준 철회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미국의 핵실험 재개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심각한 불안감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군축협회(ACA) 보고서를 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에 1만3080개 정도의 핵탄두가 있고 이 가운데 러시아와 미국에 각각 6257개, 5550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유엔에 따르면 1945년부터 1996년 CTBT 비준 사이 50년 동안 2000회 이상의 핵실험이 이뤄졌으며 이중 미국이 1032회, 소련이 715회를 실시했다.
CTBT 이후에도 10차례의 핵실험이 진행됐다. 인도가 1998년에 두 차례, 파키스탄도 1998년에 두 차례, 북한은 2006년, 2009년, 2013년, 2016년(2회), 2017년에 핵실험을 실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