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걷힐 국세, 감세까지…지자체선 '재정위기' 터질수도

나라살림硏, '지자체 재정 상황 긴급 진단' 보고서

국세 감소로 올 지방예산 18조 줄듯…내년도 급감

재정위기 벗어나려면…"중앙정부의 책임 분담 필요"

지자체선 "국비 사업 선택적 확보, 과감한 지출 조정"

민간 연구단체인 나라살림연구소는 11일 내놓은 '지방자치단체 재정 상황 긴급 진단 및 처방' 보고서를 통해 "국세의 급격한 감소는 중앙정부의 긴축재정과 맞물려 지자체의 예산 운용에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으며, 이러한 어려움은 내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기획재정부는 '올해 국세 수입이 예산액보다 59조1000억원이 감소한다'는 재추계 결과치를 내놨다. 자연스럽게 국세에 연동되는 지방교부세(보통교부세)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같은 달 나라살림연구소의 분석에선, 보통교부세 감소 규모는 10조원(9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감세 정책 영향은 내년에도 계속되면서, 지방곳간 사정을 좋지 않게 만든다. 내년 정부의 예산안에서 지자체에 교부되는 지방교부세는 8조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를 작성한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024년은 경제의 불확실성과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 영향으로 지방예산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적지 않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지자체가 '재정위기' 벗어나려면

이런 상황이 지자체 재정의 위기로 변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현 정부에선 세수 부족분을 보전하려는 조치가 없다. 국세 감소(또는 감세)에 따른 피해를 지자체에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지자체별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자체만으로 감당하긴 힘들다는 시각이 짙다.

손 연구위원은 "중앙정부의 대규모 세수 오차에서 발생한 점을 고려해 중앙정부가 2025년까지 (보통교부세)감소액을 연차적으로 나누어 감액하는 방식으로 지자체의 재정충격을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세에서 지방 몫으로 떼어주는 부분을 최소한 보장할 수 있는 '(교부세 산정시)최저 조정률 제도' 도입을 꺼냈다.

지자체의 자구노력도 주문했다. 재정안정화기금(여유재원)을 활용한 세입예산 감소액을 충당하거나, 징수율이 낮은 세외수입 가운데 '지방행정제제부과금'의 징수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효과성 등을 따져 국비 사업을 확보하는 것도 지방재정을 늘릴 묘수다. 손 연구위원은 "예산의 축소에 따라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적절한 국비의 확보는 추가적인 지자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방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출예산 측면에선 '지출 다이어트'를 언급했다. 손 연구위원은 "세부사업별로 그동안의 집행률 등을 검토해 과다하게 이월이나 불용이 발생하는 사업의 경우 예산 삭감을 통해 재원의 효율적 운용이 가능하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지방 보조사업에 대해선 "일률적으로 몇 퍼센트 감액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사업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통해 통합과 폐지가 과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