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정치권 이슈
'강서 진교훈 당선'…국힘 "겸허히 수용" 민주 "엄중한 심판"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 자진사퇴…민주 "면죄부 아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이 대표는 퇴원 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의 유세 현장에 참석할 예정이다.[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김용식)는 12일 백현동 개발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당시 성남시 정책보좌관)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대표가 자신의 성남시장 선거를 물심양면 도와준 '선거 브로커' 김인섭 씨에게 보답하고자 그의 청탁에 따라 각종 인허가권을 행사해준 '권력형 지역토착비리 사건'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됐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위증교사 혐의는 보강 수사 뒤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정치검찰의 '정적 죽이기 기소'라고 주장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참패에 전광석화처럼 기소 카드를 꺼내든 후안무치한 윤석열 검찰의 행태"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민생경제 위기에 국민은 죽어가는데 정적 죽이기에만 매달리는 윤석열 정권"이라며 "수사권과 기소권으로 '야당대표 탄압'에 혈안이 된 정치검찰은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법원이 검찰의 주장에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음에도 영장 기각 보름 만에 불구속 기소를 강행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검찰의 목표가 수사가 아니라 '괴롭히기'였으며 진상규명이 아닌 '범죄자 낙인찍기'에만 몰두하고 있음을 스스로 자인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 '강서 진교훈 당선'…국힘 "겸허히 수용" 민주 "엄중한 심판"
'총선 전초전'으로 평가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17.15%p 차이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이겼다. 진교훈 후보는 56.52%를 얻었고 김 후보는 39.37%에 그쳤다.
국민의힘은 선거의 완패를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기현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상대적으로 우리 당이 약세인 지역과 또 수도권 등에서 국민의 마음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맞춤형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더 겸허히 민심을 받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11일 진교훈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 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며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고 평가했다.
한편 여당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 인적 개편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대급 참패"라며 "총선 6개월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적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패배"라고 평가하며 "김기현 지도부에 대해서 책임을 물을 생각이 없다. 그들은 권한이 아무것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용산과 여당 사이의 수직적인 당정 관계를 포기하고, 당이 새로운 지도부를 만들면 총선 승리의 가망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의 결과는 21대 총선 강서구 합산 득표율 격차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며 "이기는 길을 경험해 봤음에도 그저 사리사욕에 눈이 먼 자들이 그걸 부정해왔던 것이다. 더 안타까운 건 이제부터 실패한 체제를 계속 끌고 나가려는 '더 크고 더 비루한 사리사욕'이 등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 자진사퇴…민주 "면죄부 아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자진사퇴했다. 그는 입장문을 내고 "여가부 장관 후보자 이전에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자세로 후보자직을 자진사퇴하기로 결심했다"며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께 누가 되어 죄송하다. 본인의 사퇴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행 후보자는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운영 미숙 사태로 인해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물러나고 지난달 13일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주식파킹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또 지난 5일 인사청문회 당시 해명 과정에서 청문회장을 퇴장하는 등 태도 지적을 받으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김 후보자는 "정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회사를 운영했다. 불법을 저지른 적은 결코 없다"며 "제게 주어진 방법으로 결백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하면서, 김 후보자 임명 강행 시 내년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우려에 대한 판단으로 보인다.
김행 후보자의 사퇴에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주식파킹, 일감 몰아주기, 코인투자, 회삿돈 배임 등 그간 제기된 의혹에 '한 점 부끄러움'이 있는지 없는지 사법적 판단을 받고 책임지시기 바란다"며 "면죄부가 생길 거라 생각하지 마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 관련 윤석열 정부에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국민은 오만과 독선,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한 국정 운영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며 "총리의 해임, 법무부 장관의 파면, 부적격 인사에 대한 철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