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한국서 동결 해제돼 카타르에 있는 60억 달러 재동결
하마스 공격 이후 美 정치권 '이란 제재 강화' 목소리 커져
공화당 "바이든 행정부 기조 아래 이란 원유 수출 급증" 비판
◆…미국이 카타르 정부와 이란 자금 60억달러 재동결에 합의했다. <사진 로이터>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에 원유 수출 차단 등 제재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은 이날 미 하원 민주당 의원들에게 "그 돈은 당분간 어디로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재동결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미국 관리들과 카타르 정부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고려, 이란이 하마스를 지원하는 것을 막기 위해 60억 달러 규모의 계좌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동결된 60억 달러는 지난 8월 미국이 이란에 수감돼 있는 미국인을 석방하는 대가로 제재를 해제했던 자금이다. 당시 자금은 석유 결제 대금으로 이란에 지급돼야 하는 것이지만 이란 중앙은행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면서 한국 계좌에 묶여있는 상태였다.
이후 미국은 동결 해제된 이란 자금을 카타르 중앙은행으로 송금했고 인도주의적 목적과 의약품에 사용될 때만 이란의 계좌 접근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하마스의 공격 이후 미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에 책임론을 언급하며 자금 재동결을 포함한 이란 제재 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같은 날 릭 스콧 공화당 의원을 포함한 10명의 공화당 상원 의원들이 지난 10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란 제재 강화 방침과 관련된 서한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의원들은 서한을 통해 "이란 정부의 모든 달러는 테러를 후원하고 정권을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또한 지난 9일 인터뷰를 통해 이란 원유 수출 제개를 촉구했다. 그는 "이란은 원유가 없으면 돈이 없고, 돈이 없으면 테러는 후원자를 잃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트럼프 정부와 파기된 이란 핵 합의를 복원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 아래 무장단체를 지원할 수 있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삭소은행은 지난 1년간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생산량이 하루 60만 배럴 가까이 증가하고 국내외 저장된 원유가 시장에 판매되면서 긴축 상황이 일부 완화됐다고 보고 있다.
WP는 미국이 이란과 자금 동결에 협상한 지 두 달여 만에 이를 재동결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수년에 걸쳐 끌어온 이란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며 지정학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