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으로 한해 5억명 먹을 식량 사라진다...'166조원 농작물 손실'

FAO, 재난으로 인한 식량생산 손실 계량화

최근 20년 동안 재난 피해 연간 400건 집계

피해 줄이기 위해 조기 경보 시스템 도입 시급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농업과 식량안보에 대한 재해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1991∼2021년 30년간 재난으로 인한 농작물과 가축 손실액을 3조8000억달러(약 5134조원)로 추산했다.

이는 연산 세계 농업 총생산의 5%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연평균으로는 약 1230억달러(약 166조원)로 연간 최대 5억명을 먹일 수 있는 양이라고 FAO는 설명했다.

유엔 기구에서 재난으로 인한 식량 생산 손실을 계량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피에로 콘포르티 FAO 통계부 부국장은 "국제사회는 재난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식량 생산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FAO는 1970년대 연간 약 100건이었던 이같은 재난이 최근 20년 동안 연간 400건으로 증가했다며 그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꼽았다. 이어 전 세계의 농업은 홍수, 물 부족, 가뭄, 환경 파괴와 같은 각종 위협으로 인해 점점 더 혼란에 빠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해는 순식간에 늘어났다. 특히 농업이 재해로 인한 손실의 약 23%를 차지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FAO는 지적했다. 곡물의 경우 지난 30년간 프랑스의 연간 생산량과 맞먹는 평균 6900만톤이 손실됐다. 그 다음으로 과일, 채소, 설탕 등은 각각 연간 4000만톤의 손실을 봤으며 육류와 유제품은 연간 1600만톤이었다.

대륙별로는 아시아가 재해로 인한 농업 손실(45%)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뭄의 영향을 받는 아프리카도 농작물 생산량의 평균 15%를 잃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아시아의 손실은 농업 부가가치의 4%에 불과하지만 아프리카는 약 8%에 해당됐다.

FAO는 기후 변화로 재난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지만 대비책을 세우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충분한 자료가 부족하고 어업과 임업에 대한 손실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피해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또한 최대 6주 후의 상황을 미리 예측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절감한 사막 메뚜기 정보 서비스(DLIS)를 사례로 들며 조기 경보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