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새벽 기습공격으로 방공호에 3시간 머물러"
"사람들 일상으로 많이 돌아가려고 하는 상황"
"지상군 투입 변수...확전에 대한 두려움 커"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이스라엘 주민. 2023.10.08 사진=로이터통신
이스라엘 기초과학 연구기관 바이츠만연구소에서 근무하는 김정석 박사는 "과거 2014년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에 들어갔을 때와 비교하면 피부로 느껴지는 위협 자체가 더 심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가자지구에서 40km 정도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한인 김정석 박사는 13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기습공격 초기에는 하마스에서 워낙 로켓을 많이 쏴서 사이렌이랑 아이언돔이 요격하는 소리가 많이 들렸다. 그런데 지금은 포격 소리는 아주 멀리서 들린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하마스가 기습 공격을 시작한 첫날에 대해 "7일 새벽에 기습적으로 로켓 공격이 들어왔다. 이스라엘 명절 마지막 날이었고 하마스랑 이스라엘 간 긴장이 고조되는 그런 징조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예상을 못한 공격이었다"며 "자고 있는데 갑자기 사이렌이 울렸다. 저는 아이를 들쳐 업고 방공호가 있는 지하로 대피했다. 사이렌이 한 번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여러 번 반복해서 울려 3시간 정도 방공호에 머물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집마다 방공호 방이 하나씩 꼭 있다. 오래된 집들은 대부분 지하에 공동방공호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한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는 질문에 "르호봇에는 바이츠만 연구소와 히브리대 박사 과정까지 포함해 모두 10명의 한국인이 있다. 단기로 이스라엘을 방문하신 분들은 삶의 기반이 한국에 있으니까 가실 수 있는데 저처럼 여기 오래 사신 분들은 당장 이스라엘을 떠나야 할 만큼 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일상으로 많이 돌아가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처음 이스라엘이 전쟁을 선포한 후 3일동안은 사이렌이 여러 차례 울렸는데 지금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폭격을 많이 하다 보니까 사이렌 울리는 빈도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의 잔해가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에 떨어진 도로 위에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번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 지역 주민들의 분위기에 대해선 "민간인 희생자가 커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굉장히 다운돼있다. 민간인들이 너무 많이 희생되다 보니까 한 다리만 건너가면 희생자 소식을 듣는다"며 "그래서 지금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 원래 가자지구 전쟁이 일어나면 이스라엘 여론이 많이 갈리는데 지금은 가자지구에 대한 여론이 너무 안 좋아서 어떤 결과를 감수하더라도 하마스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많다"고 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너무 심하게 하다 보면 확전될 수 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한 불안감이 많다"면서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에 투입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