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눈물 쇼 뵈고 제명 후 탈당 명분 쌓으려는 잔꾀"
"악마의 눈물 쇼와 궤변, 반드시 제명돼야 당 살 수 있다"
이준석 "尹대통령 집권 이후 오류들 인정해 달라"
"여당 내부 자유로운 의견 표출 막은 저주 풀어내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중 해병대 채모 상병, 서이초 사건 등을 이야기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사회 현안을 언급하며 여권의 변화를 눈물로 호소하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제명을 막고 탈당할 명분 찾는 악마의 눈물 쇼"라고 깎아내렸다.
안 의원은 16일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말 밤사이에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이준석 제명운동의 불길이 너무 뜨거워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나 보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안 의원은 "제명의 불길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과 당을 직격하며 악마의 눈물 쇼를 보여줬는데 연기는 둘째 치고 진심은 보이지 않았다"며 "눈물 쇼를 보여주고 제명당하면 탈당할 명분을 쌓으려는 잔꾀가 뻔히 보인다"고 맹비판했다.
이어 "그러나 눈물 쇼로 당심에 호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그가 연기한 악마의 눈물 쇼와 궤변을 들으며 다시 한 번 이준석은 반드시 제명되어야 당이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리위에서도 이 점을 잘 살펴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나쁜 사람 뽑아내고 좋은 분들 모셔오는 '확장정치'만이 내년 총선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은덕을 입고 어린 나이에 정치에 입문해 오만방자함이 극에 달했다. 언제까지 이 응석받이가 당에 분탕질 하는 것을 내버려 두시겠느냐"라며 이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청원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안 의원은 지난 14일부터 이 전 대표의 제명 징계 관련 온라인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다. 그는 15일 페이스북에 징계 청원 주소를 올리며 시민들의 청원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강서구청장 선거 이틀 전날 밤 유세 때, 타당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이 저에게 한 욕설을 '유머'로 승화해 웃어넘긴 일이 있었다"며 언론에서도 기사화하지 않던 것을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이 진교훈에게 막말을 해서 선거패배의 큰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아침 방송에서 가짜뉴스를 퍼트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후 민주당에서는 즉시 대변인 명의의 비판 성명이 나오고 소수의 언론이 보도하기 시작하는 환상의 팀플레이를 보여줬다"라며 "저희 의원실에서 즉시 전체 동영상을 공개해서 오해를 벗을 수 있었지만, 강서구청장 선거 때 이준석이 우리 당에 저지른 가짜뉴스 사건은 선거방해 공작"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안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연달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생보다 이념을 추종하고, 정책보다 정당장악에 몰두했던 모습부터 벗어 던져야 한다"며 △해병대 채상병 사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잼버리 파행 △R&D 예산 삭감 등 굵직한 쟁점에 대한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특히 '결자해지'라는 사자성어를 강조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께서는 더 이상 검사가 아니고 대통령인 만큼 집권 이후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 달라"며 "대통령실 관계자의 익명 인터뷰 대신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채상병 사망 관련 발언을 하다 눈물을 훔치는 등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내부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부에서 자유로운 의견 표출을 막은 이 저주를 스스로 풀어내지 않으면 여당 인사들은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며 "그 저주는 오랜 시간 여당을 괴롭힐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제명을 목적으로 온라인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인 안 의원을 향해 "나는 아픈 사람 상대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준석 전 대표 기자회견문 보니 시의적절 하긴 하다"며 이 전 대표를 두둔했다.
홍 시장은 "우리 당에는 옳은 말을 호응해주는 풍토보다는 '우리끼리'라는 잘못된 기득권 카르텔이 너무 강하다"면서 "줄서기를 잘하면 정치생명이 길다는 잘못된 정치문화가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잘 수습되었으면 좋으련만"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