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조세관측소, 2024년 글로벌 탈세 보고서
"억만장자 세금 회피, 합법의 경계에 있어…유효세율 0.6%"
"2024년 G20 정상회담에서 2% 글로벌 최저세 논의돼야"
"억만장자 2,756명에 적용 시 연 338조2천억원 징수"
◆…유럽연합(EU) 조세 관측소가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소득이 아닌 자산에 2%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며 글로벌 최저세의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과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EU 조세 관측소는 22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년 글로벌 탈세 보고서에서 억만장자들이 유령 회사를 통해 주식 배당금과 같은 특정 유형의 소득을 이전하는 등 합법의 경계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글로벌 최저세를 통한 국제적 단속에 새로운 전선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학자 가브리엘 주크만이 이끄는 EU 조세 관측소는 2020년, 조세 남용 방지 노력의 일환으로 설립됐으며 EU의 자금 지원을 받는다.
이날 보고서는 "이들 유령회사는 회피 사이의 회색지대에 있다"며 "소득세를 우회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만큼 법적으로 탈세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억만장자들이 이러한 법의 허점을 이용하면서 적용받는 유효 세율은 총자산의 0~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러한 허점을 이용하지 않는 대부분의 부유한 시민에게 부과되는 소득세는 20~50%다.
보고서는 "현재까지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는 기존 세금 시스템의 사회적 수용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내년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서 억만장자들의 자산에 2%를 부과하는 글로벌 최저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최저세가 적용된다면 전 세계 억만장자 2,756명의 자산 13조 달러(1경 7,585조원)로부터 연간 2,500억 달러(약 338조 2,000억원)의 세금을 걷을 수 있게 된다.
이번 제안은 다국적 기업에 15%의 글로벌 최저세를 부과하기로 한 140개 국가 간의 2021년 합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주크먼 관측소 소장은 다국적 기업에 대한 글로벌 최저세 합의를 언급하며 "이제 많은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며 "논리적인 다음 단계는 그 논리를 다국적 기업뿐 아니라 억만장자에게도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크먼 소장은 어떤 회피 조치를 사용하더라도 징수된 세금이 정해진 금액 이하로 떨어질 수 없도록 하는 최저 세율이 기존 시스템의 허점을 해결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