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능과 폭력적 행태의 표상된 내각 총사퇴시켜야"
"국민들에게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시켜주는 핵심적인 모습"
"정부 예산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민주, '여야정 3자 회동' 제안…'대통령 나서서 정치복원 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단식 중단 이후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해 "국정 기조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며 "무능과 폭력적 행태의 표상이 되어버린 내각을 총사퇴시켜야 한다"고 첫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먼저 여러 가지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앞으로도 오로지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리면서 회의를 시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안타깝게도 정부 여당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으로 인해서 국민의 삶이 또 이 나라 경제가, 이 나라의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서 중동까지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그로 인해서 고유가,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또 그로 인해서 국민들의 삶이, 민생이 더욱더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무능과 폭력적 행태의 표상이 되어버린 내각을 총사퇴시켜야 한다"며 "그것이 말로만의 반성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시켜주는 핵심적인 모습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제와 민생을 되살리기 위해 재정 지출 확대와 미래 먹거리 산업 위한 국가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번 제출된 정부 예산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여야 간의 충실한 협의를 통해서 예산에 대한 근본적인 대전환을 시도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며 "연구개발(R&D) 예산 대폭 삭감 같은 이런 전 세계가 비웃을 무지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정부의 역할을 다시 재고하기를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민주당의 어깨가 무겁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특히 정부의 폭압으로 인해서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붕괴되고 과거로 퇴행하는 이런 일들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정부의 잘못된 점을 엄히 꾸짖는 심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합과 단결을 강조하며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른바 가결파 의원들에 대해 징계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께서 국민 의료권 보장을 위한 개혁을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주시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몇 명으로 할지를 신속하게 계획을 발표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정부 발표에 알맹이가 빠졌다. 지역의료 확충, 그다음에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서는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수"라며 "의대 정원을 몇 명으로 확충하겠다는 얘기가 지금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빈말이 아니라 실천하는 첫 사례로, 어렵지만 국민의 뜻에 부합하고 필요한 일들을 해내는 첫 사례로, 또 여야가 힘을 합쳐서 처음으로 함께 성과를 만들어내는 첫 사례로, 공공의료 확충, 필수의료 확대, 그리고 핵심 중의 핵심인 의대 정원 확대 문제에 나서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 이날 윤석열 대통령,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 대표가 함께 만나는 '여야정 3자 회동'을 제안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회복과 민생을 챙기기 위해 여야정, 대통령과 여야 대표 3자 회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 실종을 복원해야 하는 상황으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민생과 정치복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당대표 양자 회담은 안 하겠다는 의미인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며 "회동 시기와 관련해선 "실무적으로 논의해봐야 한다"고 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2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언제 어디서든 형식,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야당 대표와 만나겠다"며 "민생 국회가 되도록 여야 대표 민생 협치 회담을 개최하자"고 이 대표에게 양자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이 대표의 내각 총사퇴 요구에 대해선 "전면적인 국정 쇄신을 하는 각오로 민생을 챙기라는 강조의 의미"라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민생을 더욱 살피겠다, 반성한다는 이야기들이 정부여당에서 많이 나왔다. 그런 많은 언급들이 말로만 그칠 게 아니라 진정성 있게 정부정책 집행과정에서 나타나기를 촉구하는 바"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 쇄신 방안으로 민생 드라이브를 걸고 여당 대표가 거듭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하며 협치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과거 이 대표의 민생 영수회담 제안에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며 사실상의 거부 의사 표시를 해왔던 대통령실이 어떤 입장 변화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