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선 세금 매겨, 韓은 사실상 방치…'빈집' 어쩌나

농촌 빈집, 5년간 70% 가까이 급증

철거율 18%, 활용은 0.7%…제자리

"국가적 차원서 빈집 활용도 개선"

빈집이 늘면 도시가 슬럼화되고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시각이 짙다. 농촌 지역에서 이런 빈집은 6만동이 넘는다. 정부에서는 빈집을 정비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귀농·귀촌 사업에 활용되거나 철거되는 부분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빈집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신규 유입을 막아 지방소멸 문제가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빈집으로 골머리를 앓는 일본은 2026년부터 빈집에 세금을 부과하는 안을 계획하고 있다.
전국 시도별로 농촌의 빈집 비율을 보면 전남이 1만6310동(24.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 1만3886동(21.0%), 전북 9904동(15.0%), 경남 9106동(13.8%) 순이었다.

정부는 '1년 이상 아무도 거주하지 않은 농어촌 건축물'을 빈집으로 규정(농어촌정비법상)한다. 이런 빈집의 정비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귀농·귀촌 유치지원 사업과 농촌공간 정비사업 등을 통해 빈집의 활용도를 높이고, 철거가 필요한 빈집은 정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농촌 빈집의 활용과 철거 모두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전국 농촌에서 철거 필요 대상으로 파악된 빈집 중 실제 철거된 빈집의 비율은 2017년 17.2%·2020년 23.5%·2021년 18.8%· 2022년 18.5%로, 4년 전과 비교해 여전히 철거 비율은 제자리인 셈이다.

활용형 빈집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전국 농촌에서 활용이 가능하다고 파악된 빈집 중 실제 활용된 빈집의 비율은 2019년 0.81%, 2020년 0.81%, 2021년 0.94%, 2022년 0.74%로 여전히 활용율은 1%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빈집은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일본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별장이나 임대목적을 제외하고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은 2018년 기준 350만호다. 2030년엔 이 숫자가 470만호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방치된 집을 줄이고자 꺼낸 채찍책은 세금. 총무상 자문기관인 지방재정심의회가 교토시의 '비(非)거주 주택 활용 촉진세' 도입을 승낙한 것이었다. 2026년부터 사용하지 않는 별장을 포함해 약 1만5000호의 빈집 소유자를 대상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게 주요 골자다. 이 조치로 연간 세수는 약 9억5000만엔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안 의원은 "농촌에 남겨진 빈집을 이대로 방치하게 되면, 기존의 사람들도 떠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유입 역시 가로막는 이중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농촌 빈집 문제가 지자체가 아닌 국가적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적극적으로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