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건대교수, "부동산 가격상승 정부의 실책에 의해 발생한 것"
종합부동산세 폐지를 주장하는 의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종부세가 계층간의 갈등을 야기시키고 세대별 합산과세의 위헌 시비 등 문제점이 많다며 입을 모아 종부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것.
김영우 건국대학교 법학과교수 역시 종부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학자 중 한 명이다. 김 교수는 19일 "부동산 가격상승은 부동산 경기부양으로 경제를 활성화시켜 단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정부의 실책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며 "종부세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것은 발상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20일 오전 고려대학교에서 열리는 '2006년 과세인프라구축 심포지엄 및 추계학술발표대회'에서 발표할 논문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종부세가 갖고 있는 3가지 큰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첫째 종부세는 기존 지방세로서 과세되어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나 국세로 과세되는 이중 과세의 문제, 둘째 1세대 1주택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 셋째 세대별 합산과세라는 위헌시비 등을 꼽았다.
우선 종부세의 이중과세 문제에 대해 김 교수는 "같은 과세주체가 동일한 과세물건을 대상으로 같은 납세의무자에게 중복적으로 과세하는 것은 위헌성을 떠나 무효"라며 "종부세는 재산세와 실질적으로 같은 세금이지만 세목명칭만 다르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다만 "종부세가 재산세와 이중과세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과세주체에 의해 동일한 납세의무자의 동일한 과세대상에 대한 이중과세의 형태는 외국에서도 부가세 형태 등으로 다양하게 부과되고 있어 위헌문제 논의 대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종부세의 세대별 합산과세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합산과세를 통해 혼인한 부부 및 세대 안에 있는 가족에게 가하는 조세부담의 증가라는 불이익은 혼인을 통해 세대를 구성한 가족을 독신자에 비해 불리한 차별취급을 하는 것으로 이는 헌법 제36조 제1항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헌법에는 혼인과 가족을 지원하고 제3자에 의한 침해 앞에서 혼인과 가족을 보호하여야 할 국가의 과제를 포함하며, 불이익을 야기하는 제한조치를 통해 혼인과 가족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여야 할 국가의 의무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심각한 가족의 해체 및 독신자의 증가. 인구증가 감소, 자녀수 감소 등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면서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의해서 혼인을 해 가족을 구성하였다고 해서 조세법상 불리하게 취급하는 것은 더더욱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1가구 1주택 보유세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내놨다.
김 교수는 "특정지역에 대한 수요의 폭증으로 가격상승이 지속된다면 비슷한 주거환경의 질을 누릴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해 주택 가격을 떨어뜨리는 것이 정부의 의무"라며 "이러한 노력 없이 투기수요자가 아닌 국민주택규모의 1세대 1주택의 보유자에 대해 보유세를 중과하려는 정부의 입장은 어떤 논거로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는 국민의 쾌적한 주거생활를 할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과잉금지에 해당하는 헌법위반의 문제로까지 비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종부세는 엄청난 조세저항과 국민계층간의 갈등마저 야기시키고 있으므로 폐지되는 것이 마땅하고 필요할 경우 재산세를 적정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면 폐지가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혼인과 가족의 구성을 합리적인 이유없이 차별대우하고 있어 위헌이 확실한 세대별 합산과세는 폐지해야 되며, 1세대 1주택 자에 대한 과세는 비과세 또는 감경의 우대조치를 취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