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 김재진 박사, "과표양성화 금융거래정보 활용 방식으로 전환해야"
"세무조사시 금융기관 본점 일괄 조회 권한 확대 필요"
정부가 시행중인 과표양성화 정책을 기존의 장부기장확대에 중점을 둔 근거과세정책으로부터 납세자의 금융거래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과표를 양성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한국조세연구원 김재진 연구원은 20일 오전 고려대학교에서 열리는 '2006년 과세인프라구축 심포지엄 및 추계학술발표대회'에 앞서 배포한 논문을 통해 "장부기장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부·증빙에 의한 종합소득세 신고자 비율이 과세미달자를 제외하더라도 약 51.2%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자영업자 사업용 계좌 개설 필요 ▲직불카드, 현금카드 사용 장려 ▲혐의거래보고제도와 고액현금거래보고제도의 연동활용 ▲세무조사시 금융기관 본점에 대한 일괄조회 권한 부여 등 4가지 대안방안을 제시했다.
■ 자영업자 사업용 계좌 개설 필요
그는 먼저 자영업자 사업용 계좌 개설 필요성에 대해 "자영업자 대부분이 은행계좌를 사적인 용도와 사업용 용도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자영업자에게 사업용 계좌를 개설하도록 해 사업용 거래와 사적거래를 구분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실물흐름과 금융흐름을 비교해 외형탈루에 대한 적출이 가능해지고 입·출금내역과 세금계산서합계표 등 실물거래 내역을 대조해 거래의 불일치 부분을 시정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매입·매출비용을 금융계좌를 통해 확인하면 거래상대방인 매입처와 매출처가 자동노출·확인돼 자료상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일용근로자 등 고용주가 제출한 인별 소득자료와 사업용 계좌상 고용주의 인건비 내역을 대사해 노무비의 투명성도 제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차명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직불카드, 현금카드 사용 장려해야
이어 김 연구원은 "신용카드사용 증가율이 둔화되는 현실을 감안하고 신용불량자문제의 근본적인 방지, 소액결제의 과표양성화를 위해 현금대체결제수단을 신용카드 외에 직불카드와 체크카드, 현금카드 등으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신용카드가 사업자의 매출액과 소득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일정금액 거래에 국한되어 있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지불 편의를 제공하고 과세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신용카드의 장점은 물론 소액결제시에도 이용에 부담이 없고 본인의 계좌잔액 한도 내에서 이용가능하기 때문에 건전한 소비문화를 유도한다는 장점을 지닌 체크카드와 직불카드 사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혐의거래보고제도와 고액현금거래보고제도의 연동 필요
또한 그는 정부가 자금세탁방지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혐의거래보고제도 및 고액현금거래보고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점도 제시했다.
그는 "정부가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재경부 산하에 금융정보분석원을 설립하고 혐의거래보고제도를 도입했으나 자금세탁을 통한 불법자금 조성 거래는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고, 자금세탁의 대부분은 아무런 규제없이 고액현금거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두 제도를 함께 도입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혐의거래의 경우 기준금액을 원화와 외화일 경우를 통일할 필요가 있으며, 기준금액도 점진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액현금거래보고제도도 제도 정착에 따라 기준금액을 점진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세무조사시 금융기관 본점에 대한 일괄조회 권한 부여
이와 함께 그는 "현재 세무조사시 과세당국이 금융기관의 본점에 일괄 조회 할 수 있는 권한을 완화해 과세당국이 정당한 목적으로 금융기관에 조회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금융실명법을 도입할 당시 시장에 주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개인 비밀보장의 원칙을 과도하게 적용한 결과"라며 "그러나 우리나라의 낮은 소득파악률을 감안할 때 세금계산서 중심의 실물거래 흐름을 뒷받침할 금융거래정보의 확보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자료상 혐의자 등 중요 탈루유형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시 금융기관 본점 일괄조회는 허용되야 하나 과세당국이 개인의 금융거래를 조회하더라도 국가기관으로서 적법한 목적으로만 사용한다는 확신을 국민들로 하여금 가지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